튼튼한 허리 든든한 인생
퇴행성 허리디스크, 30대도 안심해선 안 된다
수원윌스기념병원
박춘근 병원장
노화에 의한 퇴행성 디스크 탈출증은 일반적으로 노인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 몸의 노화는 30대부터 시작된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도 존재하지만, 평소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으로 척추 건강을 유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퇴행성 변화 속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직장인의 대부분은 하루 중 적게는 8시간에서 10시간 이상 모니터 앞에서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4년 허리디스크 환자수 집계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30~39세 환자가 15만4532명으로 60~69세 13만5307명에 비해 오히려 14.2%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허리디스크를 노인성 질환이라고 여겨왔던 일반상식이 어긋나고 있음을 반증한다. 특히 30대의 젊은 남성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 평소 잘못된 습관이나 외상에 의한 비정상적인 퇴행성 변화가 원인인 만큼 치료와 더불어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습관 교정까지 전문의료진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허리뼈는 총 5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디스크 탈출증이 주로 발생하는 곳은 요추 4번과 5번 사이, 요추 5번-천추 1번 사이다. 원인은 요추 4-5번, 요추 5번-천추 1번이 척추 중 움직임이 가장 많으며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으로 인한 악영향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요추 4-5번과 요추 5번-천추 1번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허리디스크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
디스크의 조기 노화를 방지하려면 적절한 운동과 올바른 생활자세를 필수 요소로 한다. 이때 적절한 운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허리가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걷거나 달리는 운동을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걸을 때 허리에 발생하는 하중은 몸무게의 두 배, 달릴 때는 서너 배 가량 증가한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달리면 평소 척추가 견디는 하중의 6~8배까지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므로 퇴행성 질환을 앓는 환자나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조깅이나 달리기는 권하지 않는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전신 운동은 수영이며 횟수는 주 2~3회가 적당하다. 수영이 서툴다면 물속에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운동 시간은 오후보다는 오전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디스크의 수핵의 수분 함유량은 아침보다 저녁에 적은 편이며 두께도 점차 얇아진다. 이때 몸의 피로와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디스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근무 시간 동안에는 되도록 등받이에 엉덩이를 밀착하여 앉아야 하며,방바닥에 주저 앉는 좌식생활은 개선하는 것이 좋다. 휴식을 취할 때 물렁물렁한 소파에 기대앉거나 엎드려서 책을 보는 자세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척추에 피로와 불안정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삼가도록 한다. 흡연 또한 척추에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할 경우 디스크로 가는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면서 디스크 퇴행을 촉진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허리 통증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하지만 평소 잦은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허리 통증이 지속되어 엉치나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이 번지기 시작한다면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