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안했으면 평소 잘 씻어야

얼마 전에 친구 진이(가명)를 만났다. “필빈아. 나 오늘 강남역에서 재우 봤다. 새파랗게 젊은 여자랑 팔짱 끼고 걸어가더라.”

“그래? 재우씨 요즘에는 잘 씻고 다니나 보지….”

재우씨는 진이의 직장 상사이자 스쳐 지나간 옛 남자 중 한 명이다. 자상하고 성실한 재우씨에게 마음이 끌린 진이는 일년 전부터 재우씨와 비공식적인 만남을 가졌었다. 하루는 그의 차를 타고 한강 고수부지로 드라이브를 갔는데, 분위기 좋은 음악에 용기를 내어 재우씨는 진이에게 키스를 했다.

진이도 재우씨의 키스에 이성을 잃고, 자신도 모르게 그만 그의 바지를 살짝 내렸는데…. 으악! 갑자기 역겨운 냄새가 재우씨의 아랫도리에서 풀풀 나는 것이 아닌가? 진이는 그만 성욕이 뚝 떨어졌고, 재우에 대한 좋은 감정도 아울러 사라졌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이 차 안에서 성 행위를 하긴 했다.

진이는 “내 살다 살다 그런 냄새는 처음이었어. 포경수술을 안 했으면 평소 잘 씻던가, 씻기가 귀찮으면 포경수술을 하던가, 그날만 씻지 않았다면 다른 날을 기약하든가 할 것이지, 정말 고문이었어”라고 말했다.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재우씨는 평소 잘 씻지 않아 ‘스메그마(성기 피부에서 나오는 하얀 분비물)’가 포피 사이에 끼어 냄새가 났던 것같다. 여하튼 진이는 그 이후로 다시는 재우씨와 데이트 하지 않았다.

포경수술은 자연 포경이 안돼 발기시 귀두가 노출되지 못하거나, 귀두 포피염이 자주 생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신생아 때 포경수술을 받는 것이 보편적이어서 대부분의 남성들이 포경수술이 돼 있지만, 아직도 전 세계의 대다수 남성들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채 살고 있다.

포경수술이 성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두려워해 포경수술을 기피하는 남성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신생아 때 포경수술을 하면 청결이나 요로감염 예방 측면에서 이점이 있으나, 간혹 포피가 너무 많이 잘려 성장 후 발기할 때 당기는 느낌이 나는 단점도 있다.

최근에는 아동학대 차원에서 신생아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포경수술을 안받더라도 성기를 자주 씻어 깨끗하게 유지하면 음경암의 발생도 감소될 뿐 아니라, 성 파트너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는다.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들은 아침 저녁으로 성기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권한다.

(임필빈·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입력 : 2003.12.23 11:17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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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성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임필빈 전문의

가톨릭대 의과대학 졸업
가톨릭대 의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및 박사수료
가톨릭대 성모병원 비뇨기과 전공의 수료
현)가톨릭대 강남 성모병원 국제 진료센터 전임의
유앤아이여성클리닉 원장

유엔아이여성클리닉원장의 새로운 성의학 접근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