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줄이 찢어져서 바로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는데 지금 당장 해야하나요?"

 어깨가 아파서 집 근처 병원을 방문했는데 당장 수술을 해야한다는 말을 들은 후 겁을 먹고 필자를 찾은 지인이 물어본 말이다. 우선 안정을 시킨 후 자조치종을 들어보니, 어깨가 아픈지 한 달 정도 되었고 통증이 가라앉지를 않아 가까운 병원을 갔는데 어깨 힘줄이 파열되어서 즉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어깨 힘줄(회전근개)이 파열되거나 오십견이 심한 경우에는 진단이 되자마자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은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먼저 '오십견'이나 '어깨 힘줄 파열(회전근개 파열)'이 왜 발병하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십견은 말 그대로 50세 전후에 주로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대부분 40~50대에서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막의 노화로 인하여 발생한다. 관절막의 노화가 진행되면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염증이 심해지면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쪼그라져서 어깨 관절의 운동을 제한하게 된다. 따라서 오십견이 진행될수록 어깨를 들어올리거나 팔을 뒤로 돌리기 어려운 등의 운동 제한 및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한편 어깨 회전근개 파열은 오십견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경우에서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지만, 퇴행성 변화가 관절막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깨 뼈 주위의 힘줄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회전근개 파열에서는 어깨를 사용하는 동작에서 찢어진 힘줄이 당겨지게 되어 심한 통증이 유발되며, 심해지면 어깨 주위의 근력이 약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은 질병의 초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질병이 진행되면서 갑작스럽게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이 때 환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으로 다급한 나머지 수술을 서두르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마련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위에서 언급한 지인의 경우에 바로 수술을 서둘러야 할까? 아니면 보존적인 치료를 시작하면서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까? 답을 하자면 통증이 심한 경우라도 우선은 주사 치료나 재활치료 등을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파열 모두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일단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이 되면 다시 원래의 어깨 기능을 회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 단순히 통증만 조절할 것이 아니라 어깨 힘줄의 재생을 돕는 주사치료와 굳어진 관절막의 염증을 낮추고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수술없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6개월 가량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외상성으로 야기된 회전근개 파열 등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부분의 어깨 질환은 팔을 올리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라도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어깨 회전근개 힘줄이 파열되었다 하더라도 노화로 인한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힘줄 파열의 크기가 급속도로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십견도 통증과 운동 범위의 제한이 심한 경우에도 어깨 관절막을 풀어주는 관절 수동술 시술을 통하여 대개는 수술없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치료의 기본은 '비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수술로 치료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다. 수술이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성급한 마음에 바로 수술을 받거나, 당장 수술이 필요함에도 수술하지 않고 비수술적 치료만을 고집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도 수술을 결정하기 전 다른 치료법이 없는지 신중히 생각해보고, 의사도 환자가 올바른 치료를 받도록 지식과 양심에 귀 기울여서 진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