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원장의 척추 건강 진료실

오늘은 ‘러시아 바벨의 꿈’, 내일은 어떤 환자를 만날까요?

인천나누리병원

김진욱 원장

보통 척추, 관절하면 노년층이 조심해야 할 질환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나이를 먹고 골밀도가 약해질수록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거나 손상을 입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중에는 청소년과 청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척추측만증으로 고민을 하는 청소년들도 있고 헬스나 축구, 농구와 같은 운동을 하다 다쳐 내원하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운동과 척추, 관절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적인 관계일지도 모릅니다. 잦은 훈련과 경기를 하는 운동선수들도 예외는 아니겠죠.

운동선수들에게 척추, 관절 건강은 선수로서의 활동기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할 상황에서는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거듭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5월에는 저를 만나기 위해 멀리 러시아에서 온 환자가 있었습니다. 러시아 국가대표 역도선수 ‘세이코 막심’이었는데요. 2012, 2013년 유럽 챕피언십 챔피언이자 2013년 국제 역도 연맹 대표배 그랑프리컵을 딴 화려한 수상경력을 지닌 선수였죠.

그가 저의 진료실을 들어오기까지의 경로는 꽤 세심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치료 받을 병원을 찾기 위해 손을 걷어붙인 것이죠. 국내외 병원에서 의료상담을 받고,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에서 꼼꼼하게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러다 나누리병원SNS를 발견했고 외국 환자들의 후기를 보며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는 내원하기 약 두 달 전, 허리 아래 부분이 당기고 오른쪽 발가락 마비가 생겨 한쪽 다리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나중에는 점차 바벨을 든 자세를 취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나빠졌고요. 영상검사를 진행해보니 문제는 척추에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가 발생한 것인데요. 척추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인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통증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지탱하는 하체 힘이 중요한 역도 선수로서 많은 걱정을 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치료는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합니다. 다시 훈련을 시작해야 하는 세이코 막심 선수에게는 적은 리스크와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는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미세현미경으로 병변 부위를 보며, 레이저로 튀어나온 디스크만 빠르게 제거하는 미세현미경 레이저수술(MLD)을 권했습니다. 국소 피부 절개로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는데, 내년 9월 열릴 유럽 챕피언십 출전을 목표로 준비 중인 그에게 적합한 치료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수술 일주일 후 퇴원절차를 밟을 만큼 빠르게 허리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퇴원 전에는 밝은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르기도 했습니다. 유럽챔피언십을 넘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며 열심히 훈련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또 챔피언십 출전 전 다시 병원을 찾아 꾸준히 경과를 체크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국가대표 전용 점퍼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방수가 가능하니 날씨가 궂은 날, 운동할 때 꼭 챙겨 입으라는 쿨한 당부의 말도 함께 말이죠.

매년 러시아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레이트 등 다양한 국적의 환자를 진료실에서 만납니다.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을 지니고 있죠.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언어와 인종에 상관없이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들과 ‘의술’로 마음을 나눌 때,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깨닫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환자를 만나게 될까요?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진욱 원장이 수술 및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척추 건강정보를 전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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