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꽃놀이 시즌이 남녘부터 시작되는 요즘, 진료실에 들어서는 환자들마다 주말 꽃놀이를 화제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하지만 그중에는 봄이 오는 것도, 꽃놀이도 반갑지 않다고 불평하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이다.
그들은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흘러내리는 콧물과 참을 수 없는 재채기로 휴지를 끌어안고 몇 시간씩이나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인다. 킁킁 풀어대는 소리에 처음에는 안쓰러워하던 가족들도 나중에는 짜증내기 일쑤다. 그렇다고 흘러내리는 콧물을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 계절에 따라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는 환자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요즘은 사시사철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키를 크게 하는 성장치료나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치료 받으러 오는 학생들 대부분의 모습을 보면 머리는 앞으로 떨어져 있고, 표정은 어둡고, 입은 약간 벌어져 있으며, 어깨는 구부정하고, 허리는 뒤로 빠져있다. 이런 모습의 학생들에게 필자는 여러 가지 잔소리를 하며, 코 안을 가장 먼저 들여다본다.

코 안의 구조물들이 부어 있어서 콧구멍을 막고 있거나 콧물, 피딱지 등으로 범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숨도 제대로 못 쉬고 했으니 학습 능률이 오를 리 만무했을 것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코 대신 입으로 숨쉬는 것이 버릇이 된 환자들은 비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염은 단순히 숨쉬기가 조금 불편하다거나, 콧물 재채기 등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염과 축농증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비염의 치료는 성장발육에 큰 도움을 주고 둘째, 코막힘이 사라지면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져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좋아져서 학습 능률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셋째, 짜증이 줄어들고 성격이 밝아지며 넷째, 코를 골지 않고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어 피로회복과 면역력이 향상된다. 마지막으로,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등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예방된다.

키가 크고 싶다면,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잠을 깊이 푹 자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고 싶다면, 생기 넘치는 얼굴을 갖고 싶다면 비염치료는 빠트릴 수 없는 필수조건이다. 어떤 환자는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치료 받으면 뭐해요, 그때뿐인 걸요! 내가 치료 안 받아봤는 줄 아세요?”

비염의 치료는 증세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두 번 콧물을 빼내고 코 안을 세척하고 약을 먹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요즘은 한의원에서 침치료와 한약치료뿐만 아니라 바르는 연고나 한약 추출물, 증류 한약을 이용한 스프레이, 아로마요법, 추나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병행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러한 치료와 더불어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관리법을 소개한다.

첫째, 족탕을 한다. 말초 중에서도 하지를 따뜻하게 해주면 막힌 코가 뚫리고 혈액 순환을 도와주어 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둘째, 차가운 음식을 피한다. 특히 냉장고에서 꺼낸 찬 음료수는 바로 마시지 말고, 아이스크림은 되도록 먹지 않는다.

셋째, 따뜻한 생강차, 유자차를 많이 마시고 수분을 하루 1.5리터 이상 섭취한다.

넷째,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비강 안쪽의 점막이 부풀어 오르므로 비염을 악화시킨다.

다섯째, 인스턴트 식품(햄버거. 피자. 햄류), 밀가루 음식(라면. 국수), 기름진 음식(탕수육. 삼겹살 등)을 피한다.

여섯째, 바른 자세를 취한다. 구부정한 자세는 비염 치료를 방해한다.

일곱째, 하루 1시간씩 운동을 해주면 호흡기 내의 섬모 운동을 도와주고, 점막의 분비 기능이 원활해져서 치료 기간을 단축시킨다.

여덟째, 집안의 습도를 45% 정도로 유지시킨다.

아홉째, 아침마다 이부자리를 바깥으로 꺼내어 털어주고 일광을 쬐어준다.

올 봄에는 모두에게 베풀어지는 봄기운과 봄향기를 눈으로, 피부로, 그리고 코로 만끽할 수 있도록 비염의 치료와 관리에 신경을 써보자.

/안종은 본디올 상재한의원 원장

약력
- 대전대학교 한의학박사
- 대한 형상의학회 정회원
- 대한 동의생리학회 정회원
- 대한 한방비만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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