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다양하지만 알레르기 내과를 전공한 의사의 수는 매우 적다.

한 해에 배출되는 내과 전문의가 일 년에 700 명 정도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물론 모든 내과 전문의가 분과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해에 전국적으로 다섯 명에서 열 명 정도 배출되는 알레르기 내과 분과전문의는 그 수가 매우 적은 축에 속한다.

그래서 아주 잘 알려진 대형병원에도 아직 알레르기 내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희귀한’ 알레르기 내과를 힘들게 찾아오는 환자들 중 많은 경우는 ‘알레르기 원인을 알고 싶어서’이다. 여기서 ‘알레르기’는 비염인 경우도 있고 천식인 경우도 있고 두드러기인 경우도 있다. 각각의 질병에 대한 내용은 다른 기회에 하기로 하고 이번 연재에서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알레르기 검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한 검사는 크게 생체에 하는 시험(in vivo test)와 체외에서 하는 시험(in vitro test)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생체에 하는 시험’의 가장 잘 알려진 예는 ‘피부반응시험’이다.

피부 반응 시험은 팔뚝이나 등에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등의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추출액을 올려놓고 바늘로 살짝 찔러서 두드러기가 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여러 가지 물질에 대해 내가 민감한지를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직접 내 몸에 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 과정에 필연적으로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아나필락시스 같은 전신 반응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또 두드러기를 만드는 검사이기 때문에 두드러기나 알레르기 비염, 천식의 치료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실제적으로는 후자의 경우가 더 문제가 되는데 심한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약물을 일주일 정도 끊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이 혈액을 통한 검사 방법이다.

혈액으로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대한 항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항체’는 A형 간염, 홍역, 풍진과 같이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질환을 설명할 때 종종 등장하는 단어인데 이들 질병에 대해서 ‘우리 몸을 방어하는 무기’라고 생각하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A형 간염, 홍역 같은 감염성 질병에서는 항체가 방어의 역할을 하지만 알레르기에서는 이상반응의 재료가 된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에 유해하지 않은 외부물질을 유해하게 인식해서 생기는 염증반응이므로…) 혈액 검사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검사의 경우 ‘여러 가지 물질에 대한 항체를 한 번에 보는 방법’과 ‘한 번에 한 가지씩 보는 방법’의 두 가지가 있다.

전자의 경우 여러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정확성이 다소 떨어져서 같은 검사를 시간 차이를 두고 반복했을 때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꽤 흔히 발견된다.

반면 후자의 방법은 전자의 경우보다 훨씬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 번에 한 종류 밖에 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물질을 검사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나라 보험에서는 한 번에 6종의 검사만 인정한다.) 혈액을 이용하는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약물 복용이나 피부 상태와 관계없이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는 이런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이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알레르기 질환의 종류, 중증도, 환자와 의사의 선호도 등에 따라서 정해진다.

하지만 이들 검사는 해석에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알레르기 검사는 검사 결과를 1차원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다시 말하면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원인’이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드러기 때문에 검사를 했는데 쌀에 대해서 양성이 나왔다고 하면 쌀 때문에 두드러기가 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또,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검사를 했는데 집먼지 진드기가 나왔으면 이것이 비염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이다.

알레르기 원인물질 검사라는 것은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검사를 해석할 때는 환자의 임상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원인물질을 판단해야 하고 이런 이유로 전문가에 의한 판단이 필요하다.

한편, 아무리 많은 종류를 검사한다고 해도 결국 우리가 검사할 수 있는 항목은 6~70개 정도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검사하는 ‘흔한 항원’에 포함되지 않은 물질이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따라서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항상 주변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나에게 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물질을 스스로 추리하고 이를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고자 :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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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석 교수의 '알레르기 질환'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석사
서울대학교 병원 인턴 및 내과 레지던트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알레르기 내과 전임의 수료
현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진료조교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소개 및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관리 등의 내용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