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키 크기 프로젝트 365일
다리통증 호소하는 우리아이, 혹시 성장통?
하이키한의원
박승찬 원장
“원장님, 아이가 요즘 밤만 되면 다리가 아파 잠도 못자고 우네요. 왜 이러는 건가요?” 지난 주말 내원한 이상우(가명)군의 어머니가 고민 가득한 얼굴로 건넨 첫마디였다. 상우군은 올해 8살로 축구를 좋아하는 씩씩한 아이다. 또래보다 키가 작아 성장치료를 받은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밤만 되면 한 시간 가량 지속되는 다리통증 때문에 잠을 못자고 우는 날이 늘어났다고 했다. 상우군의 통증은 뼈가 자라는 신호인 성장통 때문이었다.
성장통은 특별한 신체적 이상 없이 성장기 아이가 자라면서 겪는 통증을 말한다. 보통 2~8세 어린이에게 주로 나타나며 여아보다는 활동량이 많은 남자아이들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유아부터 초등학생의 15~30%에 달하는 아이들이 통증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저녁이나 새벽에 무릎이나 허벅지의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은 1시간가량 지속되고 강도는 개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성장통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성장기에 뼈가 자라는 정도와 근육, 인대 등 뼈 주변 조직의 성장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는 설, 뼈가 자라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을 느낀다는 설이 있다. 또한 근육이 아직 덜 발달된 상태에서 심하게 뛰어논 아이들의 피로가 심해 저녁이 되면 통증을 느낀다는 설도 있다.
햇볕이 부족하면 성장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인천 성모병원 정형외과에서 최근 2년간 비특이적 하지통증(성장통)으로 내원한 2~15세 어린이 환자 140명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결과 95%가 정상치인 30ng/ml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혈중 비타민D가 10ng/㎖ 미만이면 ‘결핍’, 10~20ng/㎖이면 ‘부족’, 20~30ng/㎖는 ‘충분’, 30ng/㎖ 이상이면 ‘이상적’으로 판단하는데 이상적인 섭취사례는 7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통을 완화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봄, 가을뿐만 아니라 일조량이 줄어든 가을, 겨울에도 일정시간 햇볕을 쬐어 주는 것이 좋다.
자녀가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잠에서 깼을 때 부모가 당황한다면 아이의 불안감이 더욱 커져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아이를 안아주며 안심시킨 다음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완화를 위해서는 다리를 주물러 주거나 몸이 따뜻해지도록 찜질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낮에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저녁에 통증을 호소할 확률이 높은 만큼 다음날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다리를 주물렀을 때 통증이 더 심하다면 성장통이 아닌 뼈나 근육, 힘줄 등에 이상이 있어서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상우군의 경우 낮에 활동량이 많고 저녁이나 새벽에 1시간가량 통증이 지속되며 다른 특별한 신체이상은 없는 것으로 보아 성장통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고기, 우유 등의 고단백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햇볕을 충분히 쬐며 다리마사지를 꾸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성장통이 키가 잘 자라는 신호라고 이야기하자 그제 서야 상우어머니는 안심한 표정이었다.
성장통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성장과정의 일부이다. 또한 성장통을 경험한 아이들의 성장상태는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양호하다. 우리 아이가 성장통을 잘 이겨내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말자.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