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는 '김영수병원'의 건강한 칼럼
온 몸이 쑤시고 아파요. 섬유근육통
김영수병원
김영수 병원장
40세 여자 환자가 진료실에 내원하였다. 환자분은 6개월 전부터 전신적 근육통, 피로감을 호소하였고, 그간 타 병원에서 경추, 요추부 MRI를 촬영하였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만 들었다고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일 경우 그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갑상선 검사도 시행하였지만 이상소견이 없었다. 그간 여러 물리치료, 주사치료를 받아보았으나, 효과는 그때뿐이라고 호소하였다. 너무 우울하고 밤에 잠도 잘 못 잔다고 하였다.
신체검사상 좌우 상완, 승모근, 엉덩이, 허벅지, 가슴, 등 등에 압통점이 촉진되었다. 늘 피로하고,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다고 호소하였다. 섬유근육통 의심 하에 환자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감정적 지지 및 유산소 운동을 권유하였고, 약물치료도 함께 처방하였다.
이와 같은 섬유근육통은 그 발생 원인이나 기전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통증에 대한 지각 이상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섬유근육통을 앓는 사람의 중추신경계에서 세로토닌의 대사가 감소되어 있고, 체내의 성장호르몬의 분비도 감소되어 있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 반응 감소, 뇌척수액에서 P 물질(substance P, 통증 유발 물질)의 증가, 자율신경계의 기능 부전 등의 이상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정상인들이 통증으로 느끼지 않는 자극을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여러 가지 통증과 상관이 없는 자극에 대해서 몸이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단은 신체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진단에 도움이 되는 방사선 검사나 임상검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점액낭염, 건염, 갑상선 기능저하증, 다발성 경화증, 건막염, 요추, 경추부 디스크, 협착증 질환 등과의 감별진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만성통증으로 인한 우울, 불안, 활동 감소가 있는 경우 예후가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통증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여러 검사를 통한 경제적 손실도 제법 큰 경우도 있다.
일단 섬유근육통으로 진단되면 무엇보다 환자 교육이 중요하다. 이 질환은 생명을 위협하지도 않으며, 진행하거나 근골격에 영구적 변화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스트레칭, 심폐기능 향상을 위한 유산소 운동을 권유한다. 단기적인 소염 진통제는 일시적인 통증경감에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오히려 항우울제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 유발점 주사치료는 그 효과가 일시적인 경우가 많고, 오히려 성상신경절 차단과 같은 교감신경절 차단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일부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치료효과가 매우 우수하다고 볼 수는 없다.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통증, 수면장애 때문에 가끔 마약성 진통제나 진정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앞서 말한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고,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면서 전문의에게 적절한 약 처방을 받는 것이 이 질환으로부터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기고자 : 김영수병원 임승모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