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섭 교수의 소화기질환 이야기
식도에도 암이 생기나요?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
1. 식도란 어떤 장기인가요?
식도는 대략 25cm 길이의 인두(목구멍)와 위를 연결하는 통로입니다. 호흡과 연관된 기관의 바로 뒤쪽을 지나 종격동을 경유하여 내려가며 횡격막을 지나 분문부 입구에서 위로 들어갑니다. 식도는 자율신경계의 조절 하에 이루어지는 연동운동에 의해 음식물을 위로 보내는 작용을 합니다. 즉, 우리가 음식을 먹게 되면 혀가 음식을 인두 쪽으로 밀어내게 되고 식도의 연동운동에 의해 위까지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식도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암이 식도암입니다. 식도암은 좁은 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면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 연하곤란이 발생하게 되고 주변에 기도, 대동맥, 척추 등의 주요장기가 인접해 있으며, 식도의 림프절은 점막과 외부근층에서 기시하여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어 쉽게 점막하로 전이할 수 있습니다.
그림 1-1.
A. 식도의 인체 모식도
B. 식도암의 식도조영술 사진 (a. 정상부위, b. 식도암에 의해 좁아진 부위)
C. 식도의 정상 내시경 사진,
D. 식도암의 내시경 사진, 식도 내강으로 궤양을 동반한 돌출성 종괴가 관찰되고 이 종괴에 의해 식도 내강 폐색 소견을 보임
2. 식도암의 증상은 주로 어떻게 나타나나요?
식도암의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병이 진행함에 따라 무엇을 삼킬 때 목구멍이 막히는 듯한 느낌과 흉골(가슴의 중앙에서 세로로 길게 만져지는 뼈) 뒤쪽의 통증, 흉통, 전신이 나른하고, 식욕이 없고, 가슴 쓰림 등의 증세가 먼저 나타납니다. 암이 더 진행하게 되면 위의 증상들이 차츰 심해지고 연하곤란(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발생하여 처음에는 고형 음식을 삼키기가 어렵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동식에도 연하곤란이 생기고 심한 경우 물도 마실 수 없게 되며 음식물을 먹을 때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가 폐렴에 걸리기도 합니다.
3. 식도암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대부분의 경우 X-선을 이용한 식도 조영술과 상부소화관내시경검사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본원에서는 최근에 개발된 색소내시경검사, 확대내시경검사 및 내시경적 광역학 진단을 이용하여 아주 초기 식도암도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림 1-2.
A. 조기식도암의 내시경사진, 좌측에 경계가 불분명한 점막 병변이 관찰됨
B. 조기식도암의 색소내시경사진, A에서 잘 보이지 않던 병변이 색소를 뿌린 후 경계가 뚜렷이 관찰됨
C. 조기식도암의 내시경적 광역학 진단법, 병변에 적색광(red light)을 비추어 병변에 대한 분광(spectrum)을 분석하여 암 조직을 진단하는 모습
식도암의 진단은 위에서 언급한 검사만으로 확진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상부소화관내시경검사를 시행하면서 조직 생검을 시행하여 조직학적인 확진을 요하며 내시경적 초음파단층촬영술 및 컴퓨터 단층 촬영술을 이용하여 식도암의 식도벽 침범 정도와 림프절로의 전이 정도를 파악하여야 합니다.
4. 식도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식도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 방사선 요법, 화학요법, 병행요법, 완화요법과 보조적 치료로 나눌 수 있고, 최근에는 조기 식도암에 대해 내시경적 치료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1) 수술적 치료
식도암은 진단 당시 이미 전이성 병변이 있는 진행성 식도암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적 치료의 대상은 ① 식도벽 내에 종양이 국한된 경우 ② 림프절 전이나 원격전이가 없는 경우이며, 식도암이 고령에 발생하기 때문에 나이나 폐, 심장 상태 등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수술 방법은 병변을 포함하여 광범위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수기이나 수술 후 사망률과 합병증은 높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2) 방사선 요법
식도의 편평상피세포암은 외부의 방사선 치료에 비교적 민감하여 많은 환자에서 종양의 축소, 증상완화가 나타나며 드물게 완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사선 조사 후 6주 정도에 치료효과가 최대로 나타나며 3개월 내지 12개월간 치료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완치목적으로 방사선 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한 경우에는 2년 생존율이 8~27%, 5년 생존율은 약 5%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방사선 요법의 합병증으로는 방사선 폐렴, 심낭염, 심근염, 척추 손상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부에서 조사하는 방사선 치료방법 외에 종양내 방사선 원소를 주입하여 치료하는 내강내 방사선 요법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3) 항암요법
수술적 치료나 방사선 요법으로는 전이성 병변에 대한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신적인 항암요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주로 시스플라틴(cisplatin)이라는 약제를 기본으로 한 다제 병용요법을 시행합니다.
4) 병행요법
최근에는 화학요법을 포함하여 수술적 치료, 방사선 요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의 치료를 병행하는 추세입니다. 수술 전 방사선 요법이나 화학요법을 시행하여 종양의 크기를 감소시켜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수술 전 항암치료는 전이성 병변에 대한 전신적인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의 경우 방사선 요법과 화학요법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5) 완화요법과 보조적 치료
수액 요법, 영양 공급, 진통제 투여 등의 완화요법과 수술이 불가능한 식도암 환자에서 종양에 의한 식도 폐색으로 식사가 불가능할 때에 내시경적 인공관 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 외 내시경을 이용하여 풍선 또는 부지(bougie) 확장술을 시행하거나 Nd-YAG 레이저를 이용하여 좁아진 부위를 넓히기도 합니다.
5. 내시경적 인공관 삽입술이란 어떤 시술법입니까?
내시경적 인공관 삽입술은 내시경으로 보면서 삽입기를 이용하여 암에 의해 좁아진 부위에 식도 인공관을 유치시키고 삽입기를 제거하여 인공관이 확장되면서 좁아진 부위를 넓혀 음식물이 잘 넘어가게 하는 시술로 이러한 인공관 삽입술이 가능한 경우로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계속 식도 협착이 있는 경우, 협착부위가 식도 상부 괄약근에서 적어도 2cm 이상 거리가 있어야 되고, 급격한 전신상태의 악화가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적 인공관 삽입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상부소화관내시경검사와 식도조영술을 시행하여 좁아진 정도 및 좁아진 병변의 길이 등을 측정하여 시술 시기 및 인공관의 종류와 크기를 결정하여야 합니다. 본 소화기병센터에서는 국내에 처음 이 시술을 도입하여 1986년부터 시술해 오고 있습니다. 필자는 다양한 종류의 인공관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로 금속제 확장형 인공관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림 1-3.
A. 식도암에 의해 식도가 막힌 상태 (내시경 사진)
B. 식도 스텐트를 삽입한 그림
C. 필자가 개발한 다양한 식도 스텐트
a. 이동 방지형 스텐트
b. 역류 방지형 스텐트
c. 상부 식도용 스텐트
d. 양성 협착용 스텐트
/기고자 :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심찬섭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