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원장의 눈 이야기
자주 충혈되는 눈, 간기능 저하 때문일 수도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
영화 '블랙스완'은 개봉 당시 맑고 깨끗한 백조와 욕심 많고 유혹적인 흑조를 훌륭히 소화해낸 배우 나탈리포트만의 연기가 빛을 발한 영화다. 이 영화로 나탈리포트만은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나탈리포트만의 열연과 함께 '블랙 스완'이 뇌리에 강하게 남을 수 있었던 요인은 빨갛게 충혈된 포스터 속 주인공의 붉은 눈이었다. 흔히 심하게 긴장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눈이 충혈되는데, 주인공의 '욕망' '심적 부담감' 등을 이처럼 붉게 충혈된 '눈'으로 표현한 것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충혈은 눈의 사용량이 많고 빛에 노출이 많이 되는 현대인에게 피할 수 없는 질환이다. 피로 누적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해 쉽게 발병하는 충혈은 직장인에게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대체로 휴식을 취해주거나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잦은 충혈이나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다른 안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일 이상 충혈이 지속된다면 바이러스성 결막염이나 각막염 혹은 알레르기 결막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 결막염의 경우 양 눈에 동시에 나타나거나 한쪽 눈에만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세균이나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눈의 결막에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염증 질환으로, 공기 중 먼지, 음식물, 화장품 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에 의해 발병한다. 눈이나 눈꺼풀의 가려움증, 결막의 충혈, 눈곱, 눈부심, 눈물 흘림과 같은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결막이 부풀어오르는 결막 부종과 눈꺼풀이 부풀어오르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경우 계절 변화가 심한 환절기에 자주 나타날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속눈썹 연장술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 방법으로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점안제 등이 사용되는데,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처방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각막염에 의한 충혈은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곰팡이균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각막염의 초기 증상은 시력감소와 함께 눈 주의의 염증, 심한 충혈과 눈물 흘림이다.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서는 항생제, 항진제를 넣어주는 치료가 가장 대표적이며 경우에 따라 정맥 주사를 이용하기도 한다. 초기에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증세가 악화되어 치료가 어려워지고 각막혼탁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간 기능이 약화됐을 때도 충혈이 나타날 수 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눈이 피로하고 침침하면서 충혈이나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현상, 이물감, 비문증,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등이 발생한다. 이 같은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머리가 아파오고 전신 피로가 누적되면서 혈액순환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 비슷한 안질환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안과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이유 없이 충혈이 자주 발생한다면 생활환경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많이 보는 경우에는 VDT 증후군으로 인해 충혈이 자주, 과다하게 발생하고 쉽게 눈이 피로해지는 일병 '컴퓨터 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연속적으로 집중된 작업으로 인해 눈의 조절 작용이 과도하게 되고 화면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와 강한 빛이 눈의 자극을 유도해 눈의 피로와 충혈,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1시간 정도 작업을 하면 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주고 작업 중에는 눈을 자주 깜박이거나 필요에 따라 인공누액을 사용하도록 하며, 눈 주위를 가볍게 마사지해주는 것도 좋다.
충혈은 눈의 이상을 알리는 첫 증세인 경우가 많다. 또한 흔한 질환도 알고 보면 심각한 질환의 초기 증상이거나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충혈이 빈번히,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안과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도록 한다.
/기고자 :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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