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관절 건강 노하우, 아는 것이 힘!
관절, 건강할 때 챙겨야 노후가 행복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
가끔 불어오는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높아진 파란 하늘이 꽤 매력적인 그런 계절, 가을이다. 그런데 유독 이렇게 찬바람이 불면 관절염 환자들이 부쩍 늘곤 한다. 게다가 명절이 지나면 어떻게 그렇게 참고들 있었나 싶을 만큼 많은 여성 환자들이 병원 문을 두드린다.
사실 관절염 통증은 날씨와 깊은 관련이 있다. 환절기로 접어들면서 큰 일교차로 혈액 순환이 저하되고 근육이 수축하고 인대가 굳어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 흔히들 관절염을 ‘날씨병’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근육이 수축하면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절이 굳어 혈액순환 기능이 저하된다. 무릎 주변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으면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고 경직되면서 관절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그런데 이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일까? 대답은 ‘NO’이다. 물론 관절은 사용할수록 퇴행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퇴행하는 것은 맞다. 그러마 어느 물건이든 잘 관리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듯 관절도 잘만 관리하면 힘들지 않은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후 준비에서 ‘건강’ 이슈는 그리 중요치 않아 보인다. 흔히들 노후 준비라고 하면 ‘은퇴 설계’, ‘노후 자금 준비’ 등을 떠올린다. ‘어떤’ 노후를 보낼 것인가는 일생의 중요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에 대한 고민도 했으면 한다. 아무리 많은 돈과 큰 명예가 있다고 한들 건강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래서 40~50대 주부들이 병원을 찾으면 늘 당부한다. “운동 꼬박꼬박 하시고, 쪼그려 앉지 말고, 자세도 바르게 앉으시고요.” 그런데 환자들 입장에서는 늘 듣는 말이니 흘려 듣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하다간 나이 들면 걷지도 못해요’라는 으름장을 놓아야 그제서야 심각한 얼굴이 된다.
특히나 ‘운동하라’는 말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듣기 시작해서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다 보니 가볍게 여기는 환자들이 많다. 또 운동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막상 이리저리 따지다 보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게다가 통증이 있다고 운동을 미루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프다고 운동을 미루다간 통증만 더 악화될 뿐이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주변 근육을 강화해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여주는 데 있다.
관절 건강은 40~50대부터 챙기는 게 아니라 젊을 때부터 꾸준히 챙겨야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면 키높이니 하이힐이니 하며 높은 굽을 신다 보니 젊은 나이에도 관절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하이힐은 관절의 ‘절대적인 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노래 ‘홍콩아가씨’로 유명한 국내 최초의 ‘하이힐 가수’ 금사향(85) 씨는 2010년 무릎 관절이 나빠져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하이힐을 즐겨 신다 보니 40대부터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했고 나이가 들면서 무대에 서기도 힘들만큼 증상이 악화되면서 심리적인 우울감도 생겼다고 한다. ‘하이힐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는 일화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나이가 들어서도 고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는 관절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잘못된 습관은 관절 건강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노후 생활을 힘들게 하는 주범이 된다.
언제나 인생에서 젊었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한번 나빠진 건강은 되돌리기 어렵다. 떨어지는 낙엽에 괜히 마음까지 헛헛해지는 가을이지만 그럴수록 건강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에 소홀하지 말자. 관절 건강을 위한 노력은 그리 어렵지 않다. 걷기 운동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자. 오늘의 한 걸음이 당신의 노후 행복 지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 유념하면서.
/기고자 :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