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의학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그 드라마 첫 회에서 천식발작으로 응급실을 찾은 어린 소녀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드라마에서 나온 것처럼 천식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병이기는 하지만 사실 잘 관리 받으면 대부분의 경우는 큰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병이기도 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알레르기 비염과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라 할 수 있는 천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기침, 가래, 호흡곤란, 천명음(쌕쌕거리는 숨소리), 가슴답답함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모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몇 가지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이런 증상이 가끔씩 생겼다가 다시 좋아지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것일까요?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식이 왜 생기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천식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지난 번 칼럼에서 알레르기 질환이란 알레르기 염증으로 인해 질병이 생긴 경우를 말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알레르기 염증은 외부의 무해한 물질에 대해서 과도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염증이 코에 생기면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에 생기면 천식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염증과 알레르기 염증이 조금 차이는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일반적인 염증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우리가 피부를 다쳐서 염증이 생기면 염증이 생긴 부분은 살짝만 건드려도 통증이 옵니다. 예민해져 있다는 것이지요. 기관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있으면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작은 자극에 해당하는 것은 매연, 담배연기, 차고 건조한 공기, 감기 등이 있겠습니다. 기관지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대신에 기관지를 싸고 있는 근육이 수축을 하게 됩니다. 근육이 수축하면 그 안에 있는 공기의 통로가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숨이 차게 됩니다. 또 좁아진 길로 공기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게 됩니다. 피부에 염증이 있으면 진물이 나오는데 기도에서 나오는 진물은 바로 가래입니다. 가래가 있으면 뱉어 내야 하기 때문에 기침도 나오게 됩니다. 

천식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증상의 변화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내려오는 기록에 따르면 천식이라는 병은 이미 기원전 2600년경부터 알려졌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부터 아주 최근(지금으로부터 40년 전)까지도 사람들은 천식을 ‘때때로 기관지가 수축되었다가 저절로 좋아지는 병’으로 생각했습니다. 기도의 만성적인 염증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이지요. 그래서 천식의 가장 좋은 치료는 증상이 생길 때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숨이 찰 때 기관지를 확장시키기만 하면 이후 또 며칠 동안은 증상 없이 살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치료를 반복하다 보니 일시적인 증상의 호전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증상이 치료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치료를 잘 받고 있어도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되면 증상이 좋아지지 않고 또 어떤 경우에는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것이 꼭 예전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요즘도 환자분들 중에는 상당히 증상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간헐적으로 기관지 확장제만 사용하다가 더 이상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 저에게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은 ‘기도 개형’ 입니다. ‘개형’이란 말보다는 ‘리모델링’이라는 영어가 더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즉, 공기의 통로인 기도가 리모델링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앞서 예로 들었던 피부 염증을 예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수 있습니다. 같은 곳에 계속 염증이 생기면 결국 그 자리에는 흉터가 생겨 피부가 딱딱해지고 그 주변부 피부가 당겨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기도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있게 되면 기도가 딱딱해지고 그 주변부가 당겨지면서 공기 구멍은 좁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딱딱하게 좁아진 기도는 아무리 기관지 확장제를 써도 다시 늘어나지 않습니다.

기관지 확장제 뿐만 아니라 어떤 약을 써도 늘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을 피할 수 있을까요? 평소에 꾸준히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면 이런 장기적인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지금까지 ‘천식’의 대표적인 특징인 1) 기도의 가역적 폐쇄, 2) 만성적인 기도 염증, 3) 기도의 과민성 그리고 4) 기도 개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면 천식 환자는 어느 정도로 많을까요? 전체 대한민국 국민 중 천식이 있는 환자는 1960년대에는 약 3.4% 정도였지만 가장 최근 연구결과를 따르면 약 10% 정도까지 증가했습니다. 전체 인구의 10%라면 엄청나게 많은 수이지만 학동기(學童期) 어린이에서는 이보다도 더 높은 약 15% 정도로 추정됩니다. 한 반 학생들이 30명 정도 된다면 4~5명 정도는 천식 환자라는 이야기이지요. 이렇게 천식이 어린 연령층에 많이 있는 병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령 인구에서도 천식 환자가 약 12~13% 정도 있다는 것입니다. 12~13% 라면 할아버지, 할머니 8분 중 1분 정도는 천식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한국 천식 알레르기 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에 천식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수는 약 3,000~4,000명 정도인데 이 중 대부분이 65세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인 연령층에서 실제로 본인이 천식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늙으면 당연히 숨이 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오시는 노령층 환자분들도 대부분 나이를 먹어서 당연히 숨이 찬 줄 알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도 적절한 치료를 받은 후 이전보다 호흡이 훨씬 좋아져 일상생활을 아무 문제 없이 영위하시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숨이 차다고 병원에 와도 천식의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의학을 전공하시는 분들 중에도 천식은 어린 아이의 병이고 노인에게는 생기지 않는 병이라고 생각하여 천식의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천식 진단을 위한 정밀검사 장비가 대부분 비교적 규모가 있는 병원에만 있다는 것도 이렇게 진단을 잘 받지 못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가지고 있는 질환이 많다는 점이 있습니다. 연세가 드신 분들은 만성 심부전 같은 심장의 문제나 폐기종 등의 폐의 문제가 천식과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같은 증상(호흡곤란)을 나타내는 동반질환이 있어 천식의 진단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천식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노령층에서도 매우 흔한 질환이나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음에 대해서 말씀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 중 천식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고 이번 연재를 마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천식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ㆍ밤에 기침이나 가랑거리는 숨소리가 들리며, 자꾸 반복된다
ㆍ밤에 잠을 자다가  심한 기침이나 숨이 차서 깬 적이 있다 : 천식의 증상은 밤에 심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ㆍ차가운 날, 바람 많이 부는 날 가슴이 답답하고, 가랑거리는 숨소리가 들린다.
ㆍ운동 중에 숨이 차거나 기침이 심하고 남보다 오래 간다.
ㆍ담배 연기, 매연, 연탄가스 등을 맡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찬 적이 있다 : 천식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화인자로는 춥고 건조한 날씨, 운동, 매연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환자분들은 습할 때 증상이 더 안 좋아지기도 합니다.
ㆍ감기를 앓고 나서 한 달 이상 기침이 난다 : 천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감기가 잘 걸리고 오래 갑니다. 또한 천식은 두 달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의 두 번째 흔한 원인입니다.
ㆍ감기 약을 먹고 나서 숨이 가빠져서 고통스러웠던 적이 있다 : 일부 천식 환자 분들은 해열진통제나 특정 혈압약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ㆍ직장에 출근하면 점차 숨이 차고 휴가 중에는 괜찮다 : 장에서 원인물질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천식을 직업성 천식이라 하며 흔히 말하는 ‘직업병’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ㆍ집안에 천식이나 비염 환자가 있으면서 종종 가슴이 답답하다 : 알레르기 질환은 가족력이 중요한 질환입니다. 또 다른 증상없이 가슴 답답한 증상만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번 연재에서는 천식이라는 병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만 미흡한 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천식이라는 질환은 워낙 환자가 많고 또 알레르기학 전공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병이기 때문에 향후 차차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루기로 하고 칼럼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기고자 :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양민석 교수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양민석 교수의 '알레르기 질환'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석사
서울대학교 병원 인턴 및 내과 레지던트 수료
서울대학교 병원 알레르기 내과 전임의 수료
현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진료조교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소개 및 알레르기 원인 물질의 관리 등의 내용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