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철 박사의 120세 장수이야기

주치의가 계신가요?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박승철 박사

주치의는 고객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관리를 잘할 의무가 있다. 주치의의 자격은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만 하는 단순 정비사가 아닌 고객과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작은 범위의 건강지표 변화를 미리미리 알아내서 예방점검 및 치료하는 건강설계 및 시행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주치의는 반드시 대학병원의 권위자일 필요는 없다. 성의있고 상식적이며 돈, 환자 욕심 적고 자기고객과 현대의학을 연결하며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의사면 된다.

무슨 병이든 다 잘 보는 의사는 없다. 자기 전공분야의 진료만 하고 자기 고객의 다른 병에는 그 질환의 권위자가 어디에 있는 누구인지를 알아서 잘 연결해 주는 의사가 주치의로서 명의라고 할 수 있다. 건강은 현대 의학에 맡겨 놓으면 120살까지 살 수 있다.

1주일을 시간으로 계산하면 168시간인데, 그 시간 중 큰 병원, 즉 대학병원 외래 진료시간은 40시간뿐이다. 외래시간 외의 저녁, 밤, 주말 등 128시간 중 문제가 생기면 응급실을 방문해야 하지만 항상 응급실은 초만원이다. 언제나 급할 때 연락할 수 있는 주치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심리적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 의학은 겉으로 표시되고 계량이 가능한 물질, 육체적 질환에 너무 치중되어 환자가 육체적 질환의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받게 되는 마음의 상처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암입니다. 수술하십시오. 수술해도 장담은 못합니다, 귀하의 5년 생존율은 50% 정도입니다." 이런 진단만 하고 만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러한 진단 후 심리적 공황장애로 더 심한 고통을 받는다.

외상 후 신경증(traumatic neurosis)이란 진단이 있다. 처음에는 상이군인이나 교통사고 환자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 때문인 신경증세로 불안, 우울, 배신감, 절망감, 좌절, 무력증을 보이며 돌파구로서 나타나는 폭력적 증세를 일컬어 왔으나 근래는 암이나 중풍은 물론 모든 중병 때문에 나타난 심리적 충격, 마음의 상처 때문인 신경증세를 말한다.

"다리를 절단해야 합니다, 유방을, 자궁을, 폐 한쪽을... . "등등 사무적으로 설명하고 뚝딱 수술하고 나면 의사의 할 일을 다했다고 한다. 그 이후 환자는 몸의 병은 치료되었어도 마음의 상처는 심각하며 평생 가는 수가 있다.

의사는 환자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병든 인간을 치료해야 한다. 이는 환자의 병뿐 아니라 병든 환자와 소통하고 위로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며, 이것이 전인적 의료(Medical art)이다.

한국 사람들은 최고를 무척 좋아한다. 병을 진단받은 이후에도 마찬가지여서 큰 병원이나 권위자만을 유난히 찾는다. 그러나 권위자는 대체로 특정 질환에는 명의지만 분야가 좁고 너무 바쁘다. 대학병원 진료 시 3분 정도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검사결과 읽어주고 눈도 맞추지 못하고 3개월 후에 보자는 말만 듣고 나오기 일쑤다.

환자의 몸 전체를 오랫동안 잘 알아온 개원의 중에 훌륭한 명의가 많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 사람의 살아온 생활 이력서까지 알고 진료하는 의사가 명의다. 큰 병을 진단받았을 때나 큰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다시 돌아와서 동네 주치의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다.

/기고자 :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박승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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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시대가 왔다. 어떻게 잘 살아 낼 것인가? 건강관리, 운동, 먹을거리, 항노화 항산화, 삶의 질 등등에 대한 모든 이야기, 명의 박승철 박사의 120 세 장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