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아래 이상무(無) !
나는 왜 발기부전 치료제에 효과가 없어요??
부산대학교병원
박현준 교수
아스피린, 진통제, 항생제 등 이러한 약물은 인류 역사에서 약물 개발의 한 획을 그은 대사건에 해당한다. 그런데 1998년 실데나필이란 성분으로 처음 소개된 발기부전의 경구용, 즉 먹는 치료제의 등장은 사실 이러한 메가 히트 약제들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충격을 가져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조만간 실데나필 (상품명 비아그라)의 복제약 출시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그간 십 수 년이 흘렀고 그사이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수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비아그라 외에도 시알리스,레비트라 뿐만 아니라 엠빅스, 자이데나와 같은 국내 개발약품까지 나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는 아주 놀라운 나라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보면 다양한 발기부전 치료제들은 서로간의 큰 효능의 차이는 없으며 발기부전의 원인에 상관없이 약 70-80%의 환자에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즉, 10명중 8명은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만으로 발기부전이 해결된다는 뜻이다. 이는 다른 질병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높은 치료성공률에 해당한다. 그러나, 문제는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2명의 불행한 환자들을 어떻게 구하는 지가 관건이다.
물론 이중에는 발기부전을 초래하게 된 원인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기존 합병증들이 심해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조금만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여 보면 해결될 수 있는 환자가 적지 않다. 2차 치료로 넘어가기전 꼭 짚어볼 수 있는 것이 환자들의 제대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모든 발기부전 치료제는 약을 먹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야 발기가 유발된다. 특히, 기다리는 동안에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고 시각, 청각을 통한 성적인 자극이 주어져야 이들 발기부전 치료제의 효능이 빛을 보기 시작한다.
즉, 성질 급한 한국인의 특성대로 금방 약을 복용하고 자신의 성기에 효과가 나타나는지 초조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아무리 성능 좋은 약이라도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또한 지나친 음주와 배불리 음식을 섭취한 직후라면 더욱더 약효를 보기는 쉽지 않다. 또한 4-6알 정도를 복용해 보기 전에는 섣불리 약의 효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 효과가 없더라도 4-6회 정도는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결코 싸지 않은 발기부전치료제를 어렵사리 처방받고 한두 번 복용에 효과 없다 실망하기 보다는 위에 말씀드린 대로 약물 복용시간과 방법을 잘 지켜서 4-6회 정도는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효과 없다고 2-3알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우를 범해서는 더더욱 안 될 것이다.
/기고자 : 부산대학교병원 박현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