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 원장의 맑은 눈 환한 세상
봄철 안구건조증, 면역력 강화가 우선
미아체 한의원
송준호 원장
한의사라는 직업상 종일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저녁이면 각종 논문과 한의서에 묻혀 지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계절의 변화에 둔감해지게 된다. 하지만 개원 후 오랜 시간이 지나다보니 내원객들의 어떤 질환이 많아지는가에 따라 계절이 바뀌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요령 아닌 요령을 파악하게 됐다.
요즘처럼 안구건조증이나 눈 충혈, 결막염 등의 안구 질환으로 내원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갑자기 풀린 온도와 높은 일교차, 꽃샘 추위로 인한 변덕스런 날씨 그리고 건조한 공기 등은 각종 안구 질환 증가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밤낮의 길이가 바뀌는 등 자연의 리듬이 변화하면서 이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진 탓에 춘곤증이 생기는 것처럼, 저하된 면역력은 앞서 말한 원인들과 함께 봄철에 특히 안구건조증이 증가하게 만든다.
안구건조증으로 내원하는 사람들은 눈이 따갑고 뻑뻑하며 쿡쿡 쑤시는 증상을 호소하곤 한다. 눈이 시리다거나 이물감, 건조감 때문에 업무나 학습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와 같은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눈 자체에서만 찾지 않고, 전신의 건강과 신체 균형의 문제로 바라본다. 실제로 안구건조증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보면 간이나 신장 위 등의 열이 얼굴 쪽으로 올라와 눈 주변의 근육과 눈물샘이 제 기능을 못 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 몸이 피곤할 때 그 신호를 가장 먼저 나타내는 부위 중 하나가 바로 눈으로, 눈 건강은 전신의 건강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척도와도 같은 것이다.
이외에도 개인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임상 경험과 한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면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증상의 원인이 되는 몸의 특정 부위와 증상이 나타난 눈 부위를 함께 치료하게 된다. 체내 오장육부의 기능을 증진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탕약과 함께 눈 주위 혈액 순환 개선 및 수분 대사 활성화를 유도하는 침구 요법이 대표적인 한방 치료법이다. 이밖에도 순수 한방 생약제제로 만들어진 점안액이 처방돼 눈물량 부족과 염증 발생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안구건조증의 한방 치료는 수술이나 마취제 등을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적으로 눈물의 생성량을 늘리고 과도한 증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PC나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들이나 혼탁한 대기, 장시간 운전 등의 환경도 안구건조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한방에서는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만큼 치료 이후의 관리에도 비중을 둠으로써 재발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적인 원인까지 파악해 생활 습관 개선 등의 관리도 병행한다.
무엇보다 안구건조증 역시 사전 예방이 최선이므로 평소 면역력 강화에 힘쓰고 컴퓨터나 책을 볼 때 적절히 거리를 두며 일정 시간 간격으로 눈에 휴식을 주는 게 좋다. 업무나 학업 시 집중할 때에는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여 눈물이 각막을 덮도록 해준다. 또한 하루 세 번 정도 안구 돌리기나 눈 주변 마사지를 통해 눈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고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된다.
/기고자 : 미아체 한의원 송준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