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아래 이상무(無) !
인터넷에서 얻은 의료정보, 무조건 믿으면 안 돼요
부산대학교병원
박현준 교수
최근 우리병원 비뇨기과를 찾은 김모 사장님은 이틀째 성기가 퉁퉁 붓고 열이 나면서 피부가 헐면서 고름까지 생기는 상태였다. 평소 작은 크기의 음경 때문에 고민하다 인터넷에서 성기 확대에 관한 정보를 찾아 음경에 이물질을 스스로 주입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사장님은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됐지만 이전보다 훨씬 줄어든 성기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이른바 정보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터넷에 잘못된 전문 지식들이 넘쳐나고 있다. 네티즌이 특정 질문을 올리면 다른 네티즌들이 답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유용한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장점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오답이 퍼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특히 건강과 직결된 의학정보와 법률문제 등 대표적인 전문 분야에 대한 잘못된 답변들이 많아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는 경우도 있다.
의학정보 중에서도 아직까지 ‘음지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비뇨기과 관련 정보는 위험 수준이다.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스킨십을 하면 고환에 통증이 오나?’는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혈기왕성한 젊은 남성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답을 올렸고, 특히 ‘발기 시간과 통증 시간이 비례한다’라는 답변이 질문자가 채택한 우수 답변으로 버젓이 올라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 고환염, 부고환염, 정계정맥류 등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빨리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즉, 잘못된 의학정보들이 인터넷에 범람해 건강에 악영항을 미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피임이나 낙태 등에 대한 틀린 답변도 심각하다. 빈번한 낙태방법 질문에 대해 ‘피임약을 많이 먹으면 사후피임약의 효과가 난다’든지 ‘독성이 강한 한약재를 먹으면 된다’는 등 위험한 답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모 포털업체에서는 수년전부터 전문가 답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자정노력을 하고 있는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아직도 주위에는 잘못된 정보들이 마치 진실한 의학정보인 것처럼 둔갑하고 도사리는 경우가 많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자신의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의료기관을 찾아보는 정도수준을 벗어나 치료법을 찾아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것은 지양해야할 부분이다.
/기고자 : 부산대학교병원 박현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