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성 클리닉
남성도 갱년기가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
- ▲ 예스연합비뇨기과 이병태 교수
최근 본원에 방문한 50대 초반의 이모씨는 요즘 온몸이 노곤하고 무기력하며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아침에는 잘 일어나지 못하는데다 오후에는 꾸벅꾸벅 조는 증상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특히 성생활에 있어서도 발기가 잘 되지 않아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고 했다. 어쩌다 잠자리를 가져도 빨리 사정했고 정액의 양도 매우 줄었으며, 무슨 문제가 있나 싶어 그토록 즐겨 하던 술과 담배도 끊었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씨의 증상은 대표적인 갱년기 장애에 속한다.
갱년기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발생되기 때문에 남성 또한 연령 증가에 따라 갱년기는 찾아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남성들은 일반적으로 직장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들을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만 생각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반면 남성 갱년기에 비해 여성의 갱년기는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본인의 대처와 주변의 반응 또한 빠른 편이다.
남성의 갱년기는 여성보다 좀 더 빠르고 경미하게 나타난다. 남성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이 되면서 남성 호르몬 결핍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혈청 남성 호르몬수치가 해마다 1%씩 지속적으로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대체로 42~53세가 되면 젊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 결핍 상태가 되는 것이다. 호르몬 결핍이 남성 갱년기의 주된 원인이지만 이외에도 사회생활에 따른 스트레스, 주변에 만연한 환경 호르몬, 불규칙한 생활로 인한 식사 불균형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또 알코올 남용, 간 기능 이상, 동맥 경화증, 비만, 당뇨 등의 질환이 동반되거나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남성 갱년기는 전신 증상으로 무기력증, 요통, 근력저하, 치통, 피부탄력의 저하, 살 처짐, 탈모, 식욕부진, 발한 등이 나타나고 신경 증상으로는 신경과민, 기억력 감퇴, 우울증, 불면증, 강박관념 등이 나타난다. 또한 여성과 마찬가지로 골다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혈중 남성 호르몬 치가 감소하면서 육체적 활동과 무관하게 근육의 양과 강도가 떨어지면서 발생하게 된다. 남성 호르몬치의 감소는 혈중 지질치를 높여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과 복부 비만증과도 관련이 있다.
남성들을 가장 우울하게 하는 갱년기 증상은 성기능과 배뇨기능의 약화이다. 남성의 성욕은 평생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성기능의 약화는 남성을 우울증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소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 발이 약해지는 현상은 힘이 없다는 공통점으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더 남성을 위축되게 만들기도 한다.
중년 이후의 모든 남성이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다.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으나 갱년기 증상은 자신의 노력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남성 갱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운동과 휴식이 필요하다. 정신적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요가나 명상을 하고,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육식과 고지방식을 피하고, 단백질과 채식 위주의 식생활 개선과 약물치료로 갱년기를 이겨낼 수 있다. 특히 약물치료 등을 위해서는 남성 비뇨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하여 의사와 환자가 사전에 잘 이해하고 치료해야 한다. 더불어 가족의 관심과 갱년기에 대한 이해,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 습관 변화 또한 필수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이병태 원장 약력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대한 레이저학회 정회원
대한 배뇨장애, 요실금 학회 정회원
대한 전립선 학회 상임이사
대한 남성과학회 정회원
예스연합 비뇨기과 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