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유학하는 중에, 스웨덴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빌헬름 무베르그가 쓴 "이민"이라는 소설을 읽었다.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말까지 미국으로 이민 간 가족의 미국 정착기이다. 18세기 중반 소설의 주인공인 칼 오스카 닐손이 동생과 함께 전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기 전 몇년 간 계속된 기근때문에 고생하다가, 맏딸을 잃어 버리고 이민을 결심하는 과정부터 배로 대서양을 건너고, 미국의 뉴욕에 도착했다가, 미네소타 주로 마지막에는 시카고에 정착하게 되는 긴 과정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총 4권으로 구성된 긴 소설이다. 이 소설은 한가족의 이야기이고 또 그 시절에 기근을 피해 신천지로 이주한 작가의 친척들을 포함한 약 백만명의 스웨덴 이주 가정의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배에서 겪는 비타민 부족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소설의 1권은 1951년에 출간된 "이민자들:Emigrants"이고, 고향을 떠나게 되는 계기부터 대서양을 건너는 10주 간의 긴 여정을 그리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와서 바다가 온화해진 후 배에 오른 이민자들은 배 안에서 감자와 절인 생선, 절인 돼지고기를 주식으로 배멀미와 싸우면서 항해한다. 수 주간 신선한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잇몸에서 피가 나기 시작하고 항해가 길어짐에 따라 전신에서 출혈하면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발생한다. 주인공의 처도 항해 마지막에 괴혈증 증세를 보이며 사경을 헤매다가, 배가 뉴욕항에 닿고 사과를 비롯한 과일을 먹게 되면서 괴혈병에서 벗어 나게된다. 신선한 야채를 섭취하지 못해서 생기는 괴혈병에 걸린 것이다.

  괴혈병은 비타민 C부족증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비타민 C는 혈관벽을 이루는 콜라겐이 형성되기 위하여 필수요소이다. 따라서 비타민 C가 부족하면 혈관벽이 약해지고 출혈이 생기게 된다, 초기에는 잇몸과 같이 외부적인 자극이 많은 부위에서 시작하지만 심해지면 전신의 혈관이 모두 약해져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닷물이 스며 나오는 것과 같이 출혈이 생긴다. 또 비타민 C는 항산화작용을 한다. 비타민 C부족증이 있으면 면역기능이 약화된다. 혈관과 면역기능이 모두 약하면 출혈과 함께 전신적인 감염의 위험도 높아진다. 따라서 냉장고가 없는 배에서 저장 음식만으로 10주 이상 항해한 소설 속의 사람들이 괴혈병과 전신 감염증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음식이다. 겨울에 채소를 구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준비하는 김치는 겨울에 중요한 비타민 C 공급원이었다. 고추는 비타민C 함량이 딸기와 견줄 정도로 매우 높다. 배추도 비타민 C 함량이 높다. 배추를 소금에 절였을 때 수용성인 비타민 C가 소량 손실되지만, 고추가루와 각종 양념을 섞어서 ?P시키는 과정에서는 비타민C의 손실이 없어서, 고추와 각종 양념의 비타민 C가 고스란히 김치에 남아 있고, 또 김치가 발효하면서 생기는 유산이 각종 영양소의 흡수를 도와주므로 배추나 고추를 따로 섭취할 때보다 영양학적으로 더 우수하다. 김치를 많이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과거에는 괴혈병이 있었다.

  겨울에도 각종 과일과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현대는 축복받은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정제 비타민 C도 쉽게 구할 수 있는 현대의 우리나라에서 괴혈병은 매우 드문 질환이다. 최근에는 비타민 C는 항산화제로서의 기능에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또 김치의 비타민 공급원으로 역활뿐만 아니라, 항암작용, 면역기능 개선 작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고 하니, 조상의 지혜에 탄복할 뿐이다.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혈액이 맑아야 건강합니다.

[더맑은 클리닉]
박민선 대표원장

1983 이화여자대학 의과대학 졸업: 의학사
1986 한양대학교 대학원 졸업: 의학석사
1995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대학원 졸업 : 의학박사
순천향대학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역임
박스터 아시아태평양 의학고문 역임
박민선내과 원장 역임
현 더맑은 클리닉 대표원장

박민선원장과 함께 알아보는 활성산소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