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진(腹診)으로 일독(一毒)을 다스린다

비만, 불임 유발

생생한의원

이성준 원장

직장인 36세 김모씨가 비만치료를 위해 한의원에 왔다. 고도비만은 아니었지만 나이가 먹음에 따라 배꼽 주변과 아랫배 쪽으로 지방이 쌓이면서 전형적인 하체 비만형이었다. 문진을 하던 중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아기가 없다는 것이 의아하여 물어봤더니 산부인과 검사상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아기가 생기지 않아 이제는 그냥 포기하고 산다고 했다.

임신 여부는 의사가 결정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런 경우는 몸을 만들어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복부가 냉해지면서 지방층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다시 하복부의 순환이 떨어져 자궁, 난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임신이 힘들어진다. 이런 경우는 오히려 체중을 감량하고 하복부의 지방층을 없애 자궁, 난소 쪽의 순환을 정상화시켜 기능을 최대한 올려 준 이후, 즉 몸을 정상을 되돌려 준 이후에 차분히 임신을 기다려야 한다.

과거에는 임신하면 무조건 보혈제를 투여해서 혈액을 보충해주고 살이 찌도록 만드는 게 급선무였다. 반면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몸에 어혈(瘀血)이나 담음(痰飮)등의 노폐물이 많이 쌓이고 살이 찜에 따라 불임이 되는 경우가 이것이다.

김모씨 또한 좋다는 한약, 건강식품 등을 섭렵했지만 결국 살만 더 찌고 임신에는 실패한 케이스였다. 김모씨는 3개월 동안 꾸준히 한방치료를 통해 하복부 비만을 해소하고 적절하게 체중을 감량한 결과 뜻하지 않게 기쁜 소식을 맞게 되었다. 임신이 되었다는데 먹고 있는 한약을 계속 먹어도 되느냐는 전화가 온 것이다. 지금 먹는 한약은 태아에도 전혀 해롭지만 않으면 계속 먹어도 되며, 오히려 태아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답변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던 기억이 난다.

한의학에서는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여 혈액순환을 좋게 함으로써 몸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특히 자궁, 난소 등의 하복부 쪽 장기들은 다른 장기들과 달리 그 변화 속도가 굉장히 느린 편이어서 치료기간도 더 길게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독소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복진(腹診)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복부를 진단함으로써 독소의 소재를 파악하고 거기에 알맞은 배독 방법을 사용하여 환자의 몸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진단방식이다. 최근에는 한의사들 사이에서도 널리 전파가 되어 이제 복진을 하지 않는 한의원은 별로 없을 정도이다.

또한 한의학에서는 독소를 배출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땀이나 구토로 배출시키는 방법, 대변, 소변, 생리 등을 통해 배출시키는 방법 등 여러 통로를 사용하여 인체의 노폐물을 배출시켜낸다. 이 독소들이 배출되고 나면 기혈소통이 원활해지면서 전체적인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순환이 좋아져 우리가 원하는 치료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살이 찌면서 임신이 잘 안 되는 경우라면 일단 체중감량과 함께 하복부 비만 치료를 진행하면서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해주면 뜻밖의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생생한의원 / 이성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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