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이제는 예방이다

[①예방접종] '반쪽' 예방접종… 내 아이가 전염병에 노출됐다

질병관리본부

헬스조선 편집팀

[①예방접종] '반쪽' 예방접종… 내 아이가 전염병에 노출됐다

헬스조선·질병관리본부 공동기획
3세 이전 기초 접종률 90% 4~12세 추가 접종 40% 선
부모 잊어버리는 경우 많아

 
예방접종이 '반쪽짜리'에 그치면서 미래 세대인 어린이들이 전염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난 뒤 12개월까지는 보건소나 병·의원을 부지런히 방문하면서 예방접종을 빼놓지 않지만, 그 이후론 관심 감소로 추가 접종을 빠뜨려 전염병 예방 효과가 뚝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접종률 현황조사'에 따르면 만 3세 미만에 받아야 하는 기초 접종률은 80~ 90%이지만, 만 4~12세까지 접종하는 '추가 접종률'은 40~50% 선에 머물고 있다.

홍역의 경우 12~15개월에 처음 하는 기초 접종률은 88%지만, 만 4세에 2차로 접종하는 추가 접종률은 52%에 그치고 있다.

생후 12개월 이후에 반드시 추가 접종해야 하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은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15~18개월·만 4~6세)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MMR·만 4~6세) ▲일본뇌염(36개월·만 6세·만 12세) 등이다. 또 일본뇌염(생백신), 뇌수막염·인플루엔자·B형헤모필루스, A형간염, 폐구균 예방접종도 12개월 후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1차 예방접종을 제대로 했더라도 추가 접종을 하지 않으면 예방접종의 효과가 기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지난 2000~2001년 국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역 환자 발생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당시 5만2000여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 7명이 사망했다.


이때 홍역 환자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한 그룹은 1세 미만으로 대부분 홍역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이었다. 또 다른 소아·청소년그룹의 환자들은 1차 접종은 했지만, 만 4~6세 때 추가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환종 교수는 "12~15개월에 맞는 1차 접종 후 만 4~6세에 받는 2차 접종만 제때 받았다면 대부분 홍역에 걸리지 않았을 소아·청소년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추가 접종이 중요한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들이 접종 시기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출생 후 돌까지는 예방접종 일정표에 따라 꼼꼼히 예방접종을 시키지만, 그 이후론 관심이 줄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접종기록을 담은 '아기수첩'을 잃어버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예방접종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한 어린이는 '국가 접종 도우미사이트' 등에 언제 어떤 접종을 했는지 일목요연하게 기록이 남지만, 일반 병·의원에서 접종한 경우에는 부모가 가진 아기수첩이 사실상 유일한 기록이다.

예방접종을 한 병·의원이 폐업 또는 이전할 때도 기록이 사라지기 쉽다. 예방접종 대상자들의 진료 기록카드를 별도로 보관하지 않는 병·의원이 많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이를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전국 보건소(253곳)와 일반 병·의원(1만2000여곳)의 예방접종 비율은 4대6 정도인데 전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간 병·의원들이 접종내역을 보건당국에 모두 보고하지도 않는다. 2008년 예방접종 기록 등록률은 보건소는 99%였으나, 병·의원은 42%에 그쳤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잊혀졌던 전염병이 되살아나고 신종 전염병도 늘고 있어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보건소와 병·의원의 예방접종 기록을 통합 관리해 추가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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