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다물어~ 먼지 들어가

진료대기실에 앉아 TV를 보고 있던 아이에게 엄마가 던진 한마디였다.
말을 하고 있을 때, 텔레비전에 빠져 있을 때, 잠자고 있을 때, 운동을 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호흡방법을 관찰해보면 입으로 호흡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기도 모르는 새에 많은 사람들에게 입으로 호흡하는 나쁜 습관이 배어버린 것이다. 자신이 어디로 호흡하는지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면 사람은 입과 코, 두 기관을 모두 사용하여 호흡한다. 입호흡은 대량의 공기를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직접 기도를 통하니 편도선이 상하거나 바이러스 등 잡균에 대하여 무방비한 상태가 되기 쉽다. 그 폐해는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꽃가루 알레르기 등 알레르기 질환의 급증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계속 늘어만 가는 이 알레르기를 대처해야 할 의학계에서는 어찌할 바 모르고 근본적인 원인이나 치료법이 없다고 하는 실정이다.

사실 알레르기도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체내에 침입한 이물질에 대한 반응의 일종이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이물질이 침입해올 경우 즉각 경보 시스템을 발동하고 이물질을 없애는 대응물질을 만들어 낸다.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은 체내에는 없었던 이종의 단백질로 ‘항원’ 이라고 하며 그 항원에 대응하여 생기는 특수한 단백질은 ‘항체’ 라고 한다. 한번이라도 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킨 경우, 그 기억은 몸이 오래도록 기억하여 같은 항원이 다음에 침입해 올 때는 신속하게 같은 항체를 만든다. 말하자면 임전태세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면역기억’이라 부른다. 이를 통해 이물질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반응으로 몸을 지켜내는 것이다.

다만 알레르기는 너무 신속하고 민감하게 반응하여 불쾌한 증상을 가져오게 된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들의 몸은 일반인에게는 하등 지장이 없거나 혹은 필요한 것까지도 해치워야 할 이물질로 인식하고 반응하게 된다.

구체적인 설명을 잠시 곁들이자면 IgM, IgG, IgA, IgD, IgE는 각각 서로 다른 모양과 기능을 갖고 있는 면역 글로블린이다. 이들은 면역체계에 관여하면서 우리 몸에 해로운 이물질들이 들어왔을 때 그것을 컨트롤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때로 이들의 수치가 너무 높으면 과민한 반응, 즉 알레르기 반응이 되는 것이다.

알레르기 반응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뉘는데 그중 I형 알레르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반응이다.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두드러기, 아토피성 피부염의 일부가 여기에 속한다. 알레르겐 즉,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이 침입하면 IgE 항체가 생긴다. 어떤 항원에 대해 항체가 만들어진 것을 감작(의약품 따위가 몸에 들어갔을 때 같은 물질에 과민 반응을 하는 상태)됐다고 한다. 이것이 알레르기나 면역반응이다. IgE 항체의 생산을 약물로 억제할 수 있다면 I형 알레르기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레르기의 근본원인은 ‘입호흡’에서 찾을 수 있다.
소아천식을 예로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서양의학에서 소아천식에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처방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단순히 발작을 완화하는 것뿐, 천식 자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질개선 노력과 함께 성장과정에서 자연치유 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소아천식은 집 진드기나 먼지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다른 알레르기에는 효과적인 스테로이드도 발작의 완화 정도로 밖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단순한 먼지 알레르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관지에 들어간 잡균에 의해 생긴 염증이라는 설이 더 유력하다. 잡균이 들어가서 일으키는 염증 때문에 기관지 내부가 부어올라 숨을 쉬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잡균이 기관지에 들어가는 것일까? 그 해답을 바로 ‘입으로 숨을 쉬는 잘못된 호흡법’에서 찾을 수 있다. 요즘 사람들, 특히 여러 알레르기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예외 없이 입으로 호흡을 하고 있다. 모두 입이 약간 열려있고 눈은 생기를 잃은 채로 전체적으로 무표정한 모습이 한눈에 봐도 입으로 호흡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세도 새우등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아무리 보아도 건강하지 않다.

소아천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입으로 호흡하는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코로 호흡하도록 지도하면 천식증상이 바로 개선된다. 극적인 경우, 진찰한 날 밤부터 발작을 일으키지 않게 되기도 한다.

입호흡으로 인한 질병은 소아천식만이 아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비롯하여 알레르기성 비염, 미각 ● 후각의 마비, 만성피부염에 호흡기 관계의 병만 해도 기관지 천식, 감기증후군, 폐렴, 간질성폐렴, 기관지 확장증, 비만성기관지염, 폐결핵, 수면무호흡증, 호흡부전 등 다 헤아리지도 못할 정도다. 낯익은 이름부터 생전 처음 듣는 생소한 이름의 병까지 모두가 입으로 하는 호흡에서 기인한다.

영동한의원 / 김남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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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으로 본 알레르기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경희대 한의대 한의학과 졸업      
경희대 한의학 대학원 석박사 학위 취득
대한한의사협회 대의원, 일본 동양의학회 위원, 全일본 침구학회 위원
미국 LA의 K-S University 교수
경희대 외래교수

김남선 영동한의원(코알레르기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