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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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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남궁성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 임호준 기자의 "건강을 다스리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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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산부인과 의사도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 사실 한 가지가 있다. 자궁 경부암의 원인에 관한 것이다. 환자가 “왜 자궁경부암에 걸렸나요”하고 물으면 의사는 십중팔구 “글쎄요.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이라며 말을 얼버무리게 된다.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해서 ‘쓸데없는’ 분란만 일으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당신 남편의 잘못된 성 생활로 못된 바이러스가 옮았기 때문”이라고 말해봐야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노릇이다.

자궁경부암은 일종의 성병이다. 성 행위를 통해 전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휴먼파필로마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95% 이상이다. 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20~25% 정도가 전암(前癌)단계인 ‘자궁상피 이형증(異形症)’이 되며, 그 중 20~30% 정도가 암으로 발전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악성(또는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여성의 4~5% 정도가 자궁 경부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암으로 발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사람마다 차이가 많아서 5~20년 정도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경로는 대부분 ‘뻔’하다. 이 바이러스는 성 행위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옮는 일도 없으며, 위생이 문제가 돼 전염되는 일도 거의 없다. 본인 또는 성행위 상대방의 난잡하고 문란한 성 관계를 통해서만 옮겨진다. 때문에 18세 이전에 성 행위를 시작한 여성, 성 행위 상대가 여러 명인 여성, 남편이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 등을 자궁경부암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국립보건원 등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흥접객업소 여성의 50% 정도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우리나라는 매춘이 세계서 가장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나라 중 하나다. 당연히 직업여성과 관계한 수 많은 남성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상태서 ‘순결한’ 자신의 애인이나 아내에게 이 바이러스를 옮기게 된다. 그 바람에 우리나라 전체 성인 여성의 20% 정도가 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가 수년 또는 수십년 지나 자궁경부암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건전한 성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아내가 아무리 ‘일부종사(一夫從事)’해도 남편이 밖에서 바이러스를 ‘묻혀’ 들어오면 속수무책이므로, 남편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남편들은 자신의 부정 때문에 애꿎은 아내가 자궁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예방을 남편의 도덕심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도덕심은 매우 불완전한 안전장치다. 보다 현실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다. 검진은 나이와 상관없이 성 행위를 시작하고 1~2년 뒤부터 2년 정도마다 한번씩 받는 게 좋다. 면봉 등으로 자궁 입구 세포를 긁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세포진 검사’가 기본이며, 이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40세 이상이면 이 두 검사를 동시에 받는 게 좋으며, 만약 두 검사에서 모두 정상으로 나타나면 2~5년간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만약 검사 결과 고위험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자궁경부이형증 등이 생기는지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 1년 또는 6개월에 한 번씩 세포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형증 단계서 발견하면 100%, 이형증이 발전해 0기암인 상태서 발견해도 100%, 심지어 1기 초에 발견해도 99% 완치된다. 이렇게 되기까진 최하 5년에서 길게는 수십년까지 걸리므로 세포진 검사만 제대로 받으면 암 전단계서 거의 100% 차단할 수 있다. 한편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힘으로 없앨 수 없으며, 세월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므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너무 겁먹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철저한 검진만 받는다면 거의 문제가 없다.


사실 세포진 검사 등 검진법의 개발-보급-확산으로 자궁경부암의 진단은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선 말기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는 환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형증 단계 또는 0기암 단계 등 암 전단계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1981년 여성암의 28%를 차지했던 자궁경부암은 2003년엔 9.1%로 뚝 떨어졌다. 부동(不動)의 1위 여성암에서 이제는 유방암,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에까지 추월당해 5위로 주저 앉았다. 성개방 풍조 등에 따라 불건전한 성관계가 과거보다 더 많아졌고, 그 만큼 바이러스 감염과 발암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검진의 보급-확산으로 전암 단계서 모두 걸러지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엔 미성년자나 20대 초반의 성 행위가 늘면서 새로운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대체로 40대 50대에 생겼으나 최근엔 20대나 30대 초반 자궁경부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미성년 시기 또는 20대 초반 때의 문란하고 비정상적인 성관계 때문이다. 특히 10대 때는 자궁경부의 세포가 매우 예민해 쉽게 상처를 받으며, 바이러스감염-이형증-상피내암(0기)-자궁경부암의 진행 속도도 매우 빠르다. 그러나 미성년자나 처녀가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일은 거의 없어, 말기(末期) 상태로 발견되는 비율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성 행위를 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암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구미 각국에서 성 행위를 한 10대까지 암 검진 권고대상에 포함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1기와 2기 초 까지는 수술이 기본이며, 필요에 따라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그러나 암 세포가 자궁을 벗어난 2기 말 이후엔 수술없이 항암제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형증이나 0기암은 물론 1기 초기인 경우에도 자궁을 절제하지 않고 자궁 입구만 잘라내는 방법(원추절제술)이 많이 시행되며, 최근엔 복강경 수술도 확산되고 있다. 또 수술 이후의 성기능 장애, 요실금, 다리 부종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수술법들도 속속 개발돼 있다. 살고 죽고가 문제가 됐던 과거엔 수술 부작용 등을 고려치 않고 광범위하게 자궁과 주위 림프절 등을 잘라내는 ‘용감한 의사’가 많았으나, 요즘은 수술 뒤의 삶까지 고려하는 ‘현명한 의사’가 늘어나고 있다. 자궁경부암이 그만큼 만만해 졌기 때문이다.

선진국에 많은 자궁내막암(또는 자궁체부암)은 그러나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전혀 무관하게 발병한다. 이는 자궁 입구가 아닌 자궁 본체에 생기는 암으로 육류를 많이 섭취하거나, 키가 크고 뚱뚱하거나, 출산 경험이 없거나, 폐경이 늦거나, 폐경 후 호르몬대체요법을 받는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선 ‘자궁암=자궁경부암’으로 생각할 정도로 자궁경부암이 압도적으로 많고 자궁내막암은 여성 생식기 암 중 가장 적지만, 미국에선 난소암이나 자궁경부암보다 훨씬 많다.

자궁내막암은 대개 폐경이 끝난 뒤 발병하며, 40세 이하 환자는 5% 이하다. 자궁출혈이 가장 특징적 증상이며, 특히 폐경 여성이 자궁출혈을 일으킬 경우엔 1/3 정도가 자궁내막암이다. 또 폐경했는데도 질 분비물이 증가할 때도 내막암을 의심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처럼 세포진 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고, 자궁확대경 검사나 자궁내막 초음파 검사로도 완전히 확진하기 어렵다. 확진하려면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해 세포 검사를 해 봐야 한다. 암으로 진단되면 우선 자궁과 난소, 나팔관 등을 잘라낸 뒤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치료 결과가 좋지만 환자의 나이가 많을 수록 치료 결과가 나쁘다. 일반적으로 1기인 경우 5년 생존율이 80~95%, 3기 이상은 10~60% 정도다.

최근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난소암 역시 성 행위와는 무관하다. 자궁내막암처럼 주로 폐경 이후 발병하며, 배란 횟수가 많을 수록 발병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거나, 출산경험이 없거나, 첫아이 출산이 늦은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난소암에 걸리기 쉽다. 그 밖에 지방 섭취가 많거나, 가족 중 난소암이나 유방암 환자가 있는 여성도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전체 난소암의 5% 정도는 유전성으로 밝혀져 있다. 그러나 피임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배란이 억제되므로 난소암 발병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일부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난소암은 전체 여성암의 4% 정도로 매년 1400명 정도가 새로 발병한다.

난소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불행히도 환자의 4분의 3 정도가 3기 이상 진행된 상태로 발견될 정도로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 자궁경부암을 위한 세포진 검사처럼 간편하고 효과적인 진단법이 없기 때문이다. 골반 진찰, 질 초음파, 혈액검사 등이 난소암 검진에 사용되나 그리 정확하지 못하다. 때문에 매년 산부인과 진단을 받는 여성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폐경 이후 아랫배가 묵직하게 불편하다거나, 소화가 안된다거나, 가스가 차면서 포만감이 든다거나, 아랫배에서 딱딱한 물체가 만져지는 등 애매한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난소암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수 밖에 없다.

한편 난소암으로 진단되면 수술로 난소와 나팔관, 자궁 등을 모두 떼어내고 보조적으로 항암제 치료를 한다. 1기는 5년 생존율이 70~95%, 2기는 50~70%지만, 3기 이상인 경우엔 5~20%에 불과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발견 당시 3기 이상인 경우가 전체의 3/4 정도여서, 전체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도 20~40%에 불과하다. 2002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환자는 3980명 발생해 1009명이 사망해 25%의 사망률을 보였지만, 난소암은 1572명이 발생해 626명이 사망함으로써 자궁경부암보다 훨씬 높은 40%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암은 아니지만 전체 성인 여성의 20% 정도가 갖고 있는 자궁근종(물혹)에 대해 알아보자. 자궁근종이란 자궁안 근육층에서 발생한 양성종양으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는 밤톨만한 것에서 부터 어른 주먹보다 큰 것 까지 다양한데, 백인은 약 25~30%, 흑인은 약 50% 정도가 자궁근종을 갖고 있다.

사실 자궁근종은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다. 자궁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 자궁 속에 물혹이 있다는 얘길 들으면 이 때부터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은 시작된다. 의사가 아무리 암이 아니고 물혹이라고 설명해도 “혹시 거짓말 하는 게 아닐까?”라고 속으로 끙끙 거리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어떤 이는 물혹이 결국 암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또 어떤 이는 출산도 끝났으니 차라리 깨끗하게 자궁을 드러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만큼은 아니라해도 찜찜하고 불안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궁근종은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내버려 두는 것이 원칙이다. 자궁근종이 있더라도 대개 아무런 증상도 없다. 그러나 때때로 월경과다, 월경이 아닌 출혈, 성교시 통증, 빈뇨-급박뇨, 변비, 습관성 유산, 불임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이 때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자궁의 부분 또는 절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또 물혹의 크기가 6~7Cm 이상일 경우에도 신중하게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밖의 경우에는 ‘찜찜해서’ 또는 ‘예방적으로’ 자궁을 절제할 필요가 없다. 물혹이 암으로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또 자궁을 절제할 경우 여성은 우울증 등 정신과적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이 자라는 등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자궁을 보존하는 게 낫다.

한편 자궁을 절제하면 생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폐경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과 다르다. 폐경이란 생리가 없는 게 아니라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중단된 상태다.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는 곳은 자궁이 아니라 난소므로 자궁을 잘라 냈다고 해서 호르몬 분비가 중단되지 않는다. 또 자궁이 없다고 성적인 반응이나 만족감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얼마든지 성 생활이 가능하다. 예전보다 느낌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지만, 물혹으로 인한 성교 통증이 없어지므로 성 생활이 더 활발해지는 경우도 있다.



▲ 남궁성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남궁성은 교수는

남궁성은 교수는 ‘감투’가 많다. 현재 대한암학회 회장,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 가톨릭의과학연구원 원장,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은 강남성모병원 원장도 맡았다. 말 그대로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빠 세 자녀의 입학식·졸업식 한번 참석치 못했다. 너무 바빠 아직 골프도 못 배웠다.

남궁 교수가 유일하게 시간을 아끼지 않는 일은 환자에 관한 것이다. 병원장쯤 되면 외래 진료를 주 1회 정도로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경우가 많지만, 남궁 교수는 병원장 재임시에도 주3회 외래와 수술을 평소대로 소화해 냈다. “아무리 행정일이 바빠도 그 때문에 환자 곁을 떠나선 안된다”는 신조다. 그는 주말과 휴일에도 매번 병원에 나와 병동을 ‘어슬렁’거리며 환자에게 말을 건넨다.

남궁 교수는 자궁경부암 조기진단법의 개발과 보급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것으로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현재 분당차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승조 교수와 함께 ‘자궁경부암 판독 시스템’을 셋업시킴으로써 자궁경부암의 조기발견율을 크게 높혔다. 이는 김승조 교수가 개발한 한국형 자궁경부촬영기를 이용, 각 개원 산부인과 의사가 환자의 자궁경부를 찍어 강남성모병원 부인암 연구재단에 보내면, 이곳의 전문 판독 교수들이 암 여부를 진단해 주는 시스템으로 국내 산부인과 개원의의 30% 정도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또 최근엔 보건복지부 G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포진 검사 자동화 시스템’를 개발해 40~80% 수준이던 자궁경부암 진단율을 90%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남궁 교수가 이끄는 부인암 진료팀은 한해 400~500건의 수술을 실시해 수술건수로 국내 최고며, 지난해에만 27편의 논문을 해외에 발표할 정도로 연구에도 열심이다. 남궁 교수는 “좋은 후배들과 함께 일을 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부친은 지난 85년 작고한 부산 남궁산부인과 남궁균 원장이며, 부인 박영주씨도 서초동에서 박영주산부인과를 개원하고 있다.

생식기 염증성 질환


대하 또는 냉이라 부르는 증상은 피를 제외한 질 분비물을 통칭하는 말이다.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찾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자궁경부, 질, 난관 등 생식기의 염증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질 점막은 분비물로 적셔져 있지만 정상인 사람은 분비물이 질 밖으로 흘러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팬티에 이상한 분비물이 묻는다면 생식기 어느 부위에선가 염증이 있다는 증거이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질은 ‘락토바실라이’란 세균의 작용에 따라 정상인 사람도 산성을 유지하며 약간 시큼한 냄새가 나지만 염증이 생기면 악취가 나거나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오며 몹시 가렵게 된다. 질염의 원인은 트리코모나스나 칸디다(진균류)가 대부분.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악취가 나며, 노란색의 분비물이 나오며, 성교통과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남성은 감염돼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일종의 성병이므로 여성이 트리코모나스 질염이 있으면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칸디다성 질염은 하얀 비지와 같은 형태의 분비물이 특징으로 여성의 약 75%가 일생동안 한번 이상 경험하며, 여성의 45%는 1년에 2회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임산부, 당뇨 환자, 항생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여성 등이 잘 걸린다. 성병은 아니며, 대변이나 구강내에 있는 칸디다균이 질 감염을 주로 일으킨다. 항생제로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쉽게 완치되지만 때로는 재발성 칸디다성 질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선 외음부를 습하지 않게 유지해야 하며, 너무 몸에 꽉 조이는 속옷이나 바지는 피하는 게 좋다. 또 배변 뒤엔 질 쪽에서 항문 쪽으로 변을 닦아야 하며, 항생제 남용을 피해야 한다.

자궁경부염은 임질에 의한 급성 자궁경부염과 비임균성 만성 자궁경부염으로 나뉜다. 임질성 자궁경부염은 악취가 나며 찐득찐득하고 고름같은 분비물이 많이 나온다.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며, 매독 검사도 아울러 시행해야 한다. 전염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성 자궁경부염 역시 두텁고 끈적거리는 대하가 특징이며 하복부 통증이나 성교통을 동반할 수 있다. 냉동치료법, 레이저 및 전기소작법, 원추 절제술 등을 시행하며, 비교적 효과가 좋은 편이다.

질염과 자궁경부염이 외부 생식기 감염이라면 골반염은 내부 생식기 감염이다. 질이나 자궁경부에 침입한 임질 등 성병균이 위쪽으로 올라와 자궁, 난관, 난소, 복막 등에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골반과 하복부의 심한 통증, 근육경직, 고열 등이 급성 골반염의 증상이다. 골반염은 난관을 막아 불임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급성 골반염은 항생제 치료로 비교적 잘 낫지만, 만성 골반염인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클라미디아균에 감염된 경우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20% 정도는 대하, 배뇨통, 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병 중 빈도가 가장 높지만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난관을 막아 불임을 유발하거나 자궁외 임신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의심이 될 때는 즉시 검사를 받고,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호준기자 hjlim@chosun.com
입력 : 2004.07.10 10:02 12'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조선일보 의료건강팀 임호준 기자의 단행본. 총 30편으로 된 이 책은 신체 부위 30곳에 생길 수 있는 질병의 원인과 예방, 치료법을 그 분야 최고 명의 30명에게 취재해서 일반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