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통은 성욕저하증과 함께 가장 흔한 여성 성기능장애 중 하나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성기가 작거나 모양이 이상해서 혹은 남성의 크기가 너무 커서 성교시 통증이 생길 것이라 두려워하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로 여성 성교통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질입구에 전정염이 생긴 경우가 전체 성교통의 45%에 이른다. 전정염은 캔디다증과 같은 곰팜이 감염에 따른 질염이나 호르몬의 불균형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최근 필자를 찾은 여성환자 C씨는 성교시 통증 때문에 도무지 성행위를 할 수 없었다. 다른 곳에서 질내부나 자궁·난소에 혹이나 다른 문제는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실제 성교통은 질내부 보다는 질입구의 통증이 원인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대부분 질 내부의 문제에만 몰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질 내부에 문제가 없다고 하니 설상가상, 남편마저 C씨가 정신적으로 이상하거나 자신을 싫어해서 아프다는 핑계를 댄다고 의심했다.

“ 이제 그만 씻으세요.”

필자가 여성 환자 C씨를 검진하고 이렇게 말하자, C씨 부부는 몹시 당혹스러워했다.

“ 아니, 박사님, 그만 씻으라뇨? 몸이 안 좋은데 안쪽까지 자주 씻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

자상하고 상세한 필자의 설명과 미소에 그들의 표정은 이내 밝아진다. 청결에 유독 신경쓰는 C씨의 과다한 세척행위가 문제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즉, C씨는 의학적으로 전혀 옳지 않은 질 내부 세척을 해왔고, 질외부도 아침저녁으로 씻지 않으면 괜히 무슨 병균에 감염될 것처럼 겁냈다고 한다. 더구나 이런 습관으로 인해 가려움증까지 더해지자 그녀는 뭐가 잘못된 줄 알고 세척행위에 더욱 열을 올리면서 상태는 점차 악화되었다. 쉽게 관찰하기 힘든 C씨의 질입구 전정 주위는 심각한 염증에, 소음순 내측은 지나치게 말라있어서 이 상태로 성행위시 당연히 성교통이 올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C씨 등 질세척이나 외음부를 너무 심하게 씻는 여성들은 오히려 염증을 앓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많은 여성들이 질 내부세척이 여성의 건강에 도움이 되거나 성교후 임신을 막는 목적으로도 좋다고 착각하지만 도움되기는 커녕 몸에 해롭다.

여성의 질내부는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이로운 균들에 의해 산성상태를 띄며 해로운 균들의 침입으로부터 보호된다. 문제는 질 내부세척을 하게되면 오히려 몸을 보호하는 균들까지 사멸되어 여성의 자연 방어기능이 떨어진다. 즉, 질세척은 질내 감염률을 높인다. 또한, 불임 및 여성생식기에 치명적인 문제를 유발하는 골반염(PID)의 위험이 질세척을 하지않는 여성에 비해 73%나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미국 산부인과 학회나 여성의 건강에 관련된 정부기관은 질세척을 하지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 이제 질내부 세척은 하지 말고, 가볍게 외음부만 씻으세요. 그리고, 부부관계할 때 아내가 통증을 느끼면 좋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착각도 좀 버려야지요.”

필자의 설명에 C씨 부부는 환한 미소를 보였고 그들은 몇 번의 치료후 행복한 부부생활로 돌아갔다. 

청결을 위해서라면 용변을 본 후나 샤워시에 질 외부만 비데하거나 가볍게 물로 씻는 정도로 족하다. 오히려 과다한 청결행위가 여성의 성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행여 염증이나 가려움증 등이 있다면 혼자 해결하려고 들지 말고 의사의 검진을 받고 가벼운 치료를 받으면 쉽게 끝난다. 질세척이나 과도한 청결제사용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 씻으라’는 것이 오히려 더 올바른 처방이다.

/강동우-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소장
/백혜경-성의학 전문의, 커플치료 전문가


입력 : 2006.06.05 09:5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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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사이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강동우

미국 킨제이연구소 연구원
서울 의대 임상교수
현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소장

왜곡된 성과 성기능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