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 톡톡 뷰티
⑨피부에 물주기, 왜 이렇게 어렵나?
퓨어피부과
정혜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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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스처라이징은 날마다의 스킨케어 과정 중에서 우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단계다. 이것은 한마디로 스킨케어의 목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세안을 하고 에센스와 로션을 바르고 자외선차단제 등을 꼭꼭 바르는 것은 궁극적으로 피부에 최대한 수분을 공급하고 외부자극으로부터 그 수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다.
물기 없는 건조한 피부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건조한 피부는 윤기를 잃고, 거칠어지고, 햇볕에 영향을 더욱 심하게 받아 쉽게 주름이 진다. 악건성이 되면 피부는 갈라지고 트고, 각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허옇게 일어나기도 한다. 피부에 수분공급이 얼마나 잘 되었느냐에 따라 피부건강 전체가 좌우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이스춰라이징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기가 쉽지는 않다.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아무리 비싼 크림을 발라도 피부가 금세 당겨온다. 피지분비가 심한 사람은 오일프리의 로션을 아무리 발라도 기름기가 번들거리기만 할 뿐, 정작 피부에 필요한 물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피부에 물 주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건강한 사람의 피부는 로션이나 크림의 도움 없이도 세포에 늘 적당량의 수분을 머금고 있어야 마땅하다. 이것이 세포의 정상적 신진대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여성들의 세포는 정상적으로 신진대사를 하지 못한다. 그 첫번째 원인은 영양불균형, 특히 과다당분 섭취와 단백질, 필수지방산과 비타민, 미네랄 섭취의 부족이다. 세포의 신진대사가 망가져서 스스로 수분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담배, 카페인, 자외선 등이 피부기능을 더 악화시킨다. 피부기능이 악화될수록 각질, 피지, 건조 등도 더 심해져서 수분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노화 역시 피부건조를 부른다. 화장품 속의 자극적인 성분, 지나친 각질제거, 지나친 마사지와 팩, 잘못된 클렌저의 사용 등도 피부를 더욱 메마르게 한다. 따라서 이런 악조건 속에서 얼마나 모이스처라이징을 현명하게 해내느냐가 피부건강의 결정타가 된다.
모이스처라이저 사용의 공식은 간단하다. 즉, 당기면 바르고 안당기면 안바른다는 것이다. 건성피부는 피지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유분과 수분이 적절히 조화된 화장품을 발라야 하고, 지성피부는 피지과다에 시달리는 만큼 피지를 막아주면서 수분이 잘 공급되는 화장품을 발라야 한다. 하지만 건성이든 지성이든, 피부가 당기지 않는 날에는 안발라야 한다. 또 이마는 당기지 않는데 볼만 당긴다면 볼에만 발라야 한다.
모이스처라이저가 피부에 작용하는 방식은 세 가지다. 첫째는 보습성분을 통해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이는 것이고, 둘째는 피부에 얇은 유분막을 입혀서 세포 내의 수분을 외부로 빼앗기지 않게 차단하는 것이다. 셋째는 피부세포 사이를 에몰리언트 성분으로 채워주는 것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모이스처라이저는 보습제, 습윤제, 피막형성제, 에몰리언트 등의 성분이 복합적으로 조합되어 이 세 가지 방식으로 피부에 물을 준다.
모이스처라이저의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다음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세안이 깨끗해야 한다. 모공 속의 메이크업 잔여물까지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어야 제품 속의 영양 성분이 제대로 스며든다. 세안 후에 토너를 사용하는 것은 혹시라도 남아있을 노폐물을 청소해내고 피부결을 정돈하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둘째, 묵은 각질이 잘 제거되어야 한다. 각질은 표피층 위에 두껍게 쌓여 영양성분의 흡수를 방해한다. 아무리 좋은 에센스를 발라도 각질이 쌓여있으면 껍질만 살짝 적셨다가 금세 증발해버린다. 그러므로 모이스처라이징을 위해서라도 각질제거를 부지런히 해야 한다.
셋째, 피부타입에 따른 성분을 잘 선택해야 한다. 건조한 피부의 경우에는 모이스처라이저를 바르고도 피지보호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금세 수분을 빼앗긴다. 따라서 보습제와 함께 천연의 피지보호막을 대신해줄 유분이나 피막형성제가 있어야 한다. 지성피부의 경우에는 오일프리에 과다한 피지를 막아줄 흡수제 성분이 모이스춰라이저에 들어있어야 한다. 때로는 흡수제 성분 자체가 모공을 막아 여드름 등의 트러블을 일으키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 정혜신ㆍ퓨어피부과 원장
입력 : 2006.02.09 16:36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