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사이’] 쫓기듯 사랑 나누다 불감증 올 수도

부부 성의학자가 쓰는 '남자와 여자사이'

50년 전부터 세계의 성(性) 자료를 모아온 킨제이 연구소의 소장품은 수 만점에 이른다.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기이한 성 자료들이었다. 그것들을 둘러 보다 단정한 치마 차림에 다소곳이 앉은 여자 인형을 발견했다. “무척 단아한데 이것도 자료가 되느냐”는 질문에 자료담당 연구원 캐더린은 “인형의 들어 밑을 보라”고 했다.

인형은 속옷을 입지 않았으며, 그 곳에 여성의 음부가 세밀히 조각되어 있었다. 이는 성의 해학적 표현일 뿐이다. 이를 두고 속옷을 입지 않은 여성은 ‘언제 어디서든 빨리’ 성행위를 할 태세가 갖춰진 사람이란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필자의 초점은 다른 데 있다.

성의학에서 시간에 쫓기거나 불안한 상황의 성행위는 남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선 여성의 성 반응은 남성보다 느리므로 조급한 삽입행위는 적절한 흥분을 유도하지 못해 여성의 흥분장애나 성교통, 불감증을 유발한다. 아울러 임신의 성공률도 낮아진다. 또한, 카 섹스나 노출된 장소에서 남몰래 즐기는 성행위가 병적으로 습관화되면 조루나 발기부전 및 여성의 흥분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스릴감에 흥분이 고조되니 가끔 즐기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반복될 경우 실제 생리적인 성 흥분 반응은 오히려 저하된다.

불안상태의 성행위는, 성 반사중추가 불안상태로 조건화되고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조루현상을 해석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급히 사정해 버리는 자위행위, 매춘여성의 재촉, 가족이나 누군가에게 들킬 것이라는 불안 등도 오르가즘을 저해하거나 불완전한 사정을 유발한다.

조급한 성생활이 몸에 밴 부부에게 성 치료자들은 ‘쫓기지 않는 느긋한 성행위 환경과 시간’을 권유한다. 많은 사람이 삽입해서 얼마나 지속했나와 오르가즘에 도달했나에만 집착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삽입 전후 최소한 10분씩을 더 투자해서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삽입 행위 직후의 10여분간 신체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변화를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잔뜩 고조됐던 성 흥분은 이때 해소기로 접어드는데, 이 시기의 갑작스런 변화나 움직임은 불쾌감을 유발한다. 행여 오르가즘에 실패하더라도 삽입 행위 직후 성 흥분이 적절히 연착륙하도록 최소 10여분 가벼운 스킨십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성생활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 강동우 ㆍ강동우 성의학 연구소장
백혜경ㆍ강동우 성의학클리닉 공동원장


입력 : 2005.12.06 18:37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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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사이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강동우

미국 킨제이연구소 연구원
서울 의대 임상교수
현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소장

왜곡된 성과 성기능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