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영의 눈이야기
당신은 어느 쪽 눈으로 세상을 보나요?
이안안과
임찬영 대표원장
당신은 어느 쪽 눈으로 세상을 보나요?
재빠르고 정확한 사냥 능력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거미는 여러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사냥을 하는 종류는 눈이 8개까지 있기도 하다. 깡충거미(Jumping Spider)는 뒤통수에도 눈이 달렸으며, 망막을 움직이는 근육까지 있어서 매우 정확하게 사물의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사진출처: https://www.wikipedia.org/
하지만, 사람은 눈이 두 개다.
그렇다면 우리는 두 눈을 똑같이 사용해서 사물을 보고 있을까?
재미있는 실험을 해보자.
먼저 디스크(CD)를 하나 준비한다. 디스크가 없다면 종이에 구멍을 뚫어서 사용해도 좋다. 디스크를 들고 팔을 쭉 뻗은 상태에서 두 눈을 모두 뜨고 구멍을 통해 아래에 그려진 X표를 보자.
자, 이제 계속 구멍을 통해서 X표를 바라보면서 디스크를 천천히 얼굴 가까이로 당긴다. 당신은 어느 쪽 눈으로 물체를 보고 있는가? 지금 보고 있는 눈이 바로 당신의 우세안이다.
우리는 두 눈으로 똑같이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한쪽 눈으로 치우쳐서 바라본다. 숨을 쉴 때도 양쪽 콧구멍으로 똑같이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한쪽 콧구멍을 주로 사용한다. 보통 20분 간격으로 숨쉬는 콧구멍이 바뀐다고 한다.
오른손잡이가 많듯이 오른쪽 눈이 우세안인 경우가 많지만, 주기적으로 오른쪽 눈과 왼쪽눈이 번갈아 가면서 우세안이 바뀌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지금 우세안인 쪽 눈이 다치거나, 결막염 등으로 갑자기 잘 보이지 않게 되면, 비우세안이 잘 안보일 때보다 훨씬 불편하고 답답하다. 다행히 대뇌에서 시각 자극을 재해석하므로, 시간이 지나면 금방 적응하게 된다.
눈 수술을 할 때 대부분 양쪽 눈을 동시에 수술하지만, 수술에 따라서 한쪽 눈씩 순차적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우세안을 먼저 수술해서 잘 보이게 되면, 안경 없이도 별로 불편하지 않게 생활할 수 있다.
시력 차이가 많이 나는 짝눈의 경우, 한쪽 눈으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뇌에서 적응을 하므로, 어느 정도 입체시도 가능하고 큰 불편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사람은 눈이 두개 있어서 축복인 점이 많은 셈이다. 눈이 두 개라는 것의 단점은, 사고로 한쪽 눈만 실명해서는 장애 등급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 정도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