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연장술에 사용되는 대표적 내고정 장치는 프리사이스(Precice)와 스트라이드(Stride)로, 모두 수입 제품인데 두 장치 모두 한계와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프리사이스(Precice): 흉터를 최소화하며 연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연장 중에는 보행이 불가능해 휠체어 생활이 필요하다. 현재는 국내 수입이 중단되어 한국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스트라이드(Stride): 보행 재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으나, 사용 과정에서 ‘골용해(osteolysis)’ 현상, 즉 금속 마모로 인한 쇳가루가 뼈를 녹이는 부작용이 보고되며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필자는 국내 최초로 ISKD 내고정 연장술을 집도했지만, 연장 도중 장치 제어 불능 문제가 발생해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 경험 이후, 장치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환자에게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후 Precice는 제한적으로만 사용했고, Stride는 아예 기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tride는 실제 임상에서 골용해 현상이 나타나 큰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해외에서는 이미 1년 전부터 골용해 관련 논문이 발표되고 있었음에도 국내에서는 수십 명이 해당 수술을 받았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제조사가 부작용 사례를 보고받으면 집도의에게 알리는 것이 필수인데, 제조사가 세계의 병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의 위험을 감수하고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므로 일부 병원에서 환자에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는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스트라이드 환자의 뼈가 녹은 것이 확인되는 X-RAY / 사진제공=뉴본정형외과>

<스크류구멍의 8~10배에 달하는 골용해 현상 / 사진제공=뉴본정형외과>

필자는 사전예약을 통해 Stride 수술을 받은 후 골용해 증상이 발생한 타 병원 환자들을 직접 진단한 경험이 있다. 집도한 병원에서는 X-RAY를 촬영했음에도 원인과 증상을 명확히 전달받지 못했고, 필자를 통해 처음으로 골용해 진단을 받았다는 환자들도 있었다. 스트라이드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환자의 상태를 보고 부랴부랴 해당 논문들을 검색해 보기도 했다. 실제 환자 영상에서는 내고정 스크류 구멍보다 8~10배 가량 뼈가 손상된 사례가 확인되었다. 다행히 장치를 신속히 제거하고 뼈를 세척하여 큰 문제는 피했지만,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병원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고정 장치의 현재 과제

사지연장술은 단순히 뼈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신경과 인대까지 함께 늘려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따라서 안전성과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고정 방식은 수십 년간 임상 경험이 축적된 반면, 내고정 방식(ISKD, Fitbone, Precice, Stride 등)은 여전히 기계적 결함과 합병증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Fitbone은 무선 송수신 오류, 연장 불가 등 기계적 결함이 약 15% 전후로 보고되고 있다. Precice의 경우 연장 중 보행은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회복 가능하나,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치 고장 시 책임 소재가 환자, 병원, 회사 중 누구에게 있는지가 불명확하다. 

2025년은 사지연장술 내고정 장치의 과도기라 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제품은 퇴출되고 새로운 제품이 검증을 거쳐 도입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비용 측면에서 볼 때, 수천만 원이 드는 내고정보다는 오히려 속성 수술(외고정 수술)이 가성비가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변함이 없다. 다만 허벅지 수술의 경우 환자의 편의를 고려하면 내고정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 단지 환자에게 비용 부담이 큰 수술을 권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고질병이다.

흔히 외고정 수술이 낡은 방식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외에서 여전히 많은 연구결과가 나왔으며 많은 환자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환자와 의사는 최신 장비의 장점뿐 아니라 잠재적 리스크까지 충분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치료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