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의 중심: 망막 건강 지키기
당뇨·고혈압으로 인한 망막병증, 극심한 시력 저하 초래… 정기 검진으로 조기 진단해야
혜안서울안과의원
이주용 대표 원장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눈 안쪽에 있는 망막 혈관이 손상되면서 망막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일찍 발견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망막은 눈 속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신경 조직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시각 정보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에 흐르는 미세한 혈관들이 혈당이나 혈압 때문에 손상되면 염증이나 출혈, 부종이 생기면서 시력을 떨어뜨린다. 망막병증은 발생 원인에 따라 크게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고혈압성 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약 40%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우리나라에서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편이다.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혈액 성분이 새거나 혈관이 막히면서 시야에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병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래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바로 안과에서 정기검사를 시작하고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고혈압성 망막병증은 오랜 기간 고혈압을 앓는 환자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고혈압성 망막병증은 본태성 고혈압뿐 아니라 임신중독증, 만성 신장질환 등으로 인한 2차 고혈압 환자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으로 망막 혈관의 압력이 올라가면 혈관 벽이 두꺼워지거나 터지는 일이 생긴다. 이런 변화가 시야를 흐리게 하고 시력을 떨어뜨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유리체 출혈이나 망막 부종, 심하면 시신경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예방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혈당 관리다. 혈당이 잘 조절되면 병이 생기거나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약물 치료, 식사 조절, 운동이 꼭 필요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복부 비만 정도가 당뇨망막병증과 관련 있다는 결과도 나와, 체중 관리 역시 중요해졌다. 고혈압성 망막병증 또한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내과와 협력해 몸 상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망막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항체 주사, 심한 경우 유리체 절제술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약물과 레이저 치료는 망막 혈관을 안정시키고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주사 치료는 황반부종으로 시력 저하가 있는 경우 사용하여, 환자들의 실명 위험을 줄여준다. 하지만 심한 출혈이나 망막 박리가 나타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다만 수술을 하더라도 이미 손상된 부분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초기 증상이 미미한 망막병증의 특성상,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질환이 있다면 평소 혈당과 혈압을 꼼꼼히 관리하고 눈에 이상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에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응급 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꾸준히 검진을 받으며 눈 상태를 살핀다면 망막병증과 같은 주요 합병증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력의 중심인 망막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리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망막 질환의 예방과 관리법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