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혜의 화장품 Z파일

사춘기 아이, ‘노화 방지’ 화장품 발라도 될까요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노화 방지 스킨케어 제품 판매에 대한 최소 연령의 한도를 제정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에서는 노화 방지 화장품을 구매할 때 매장에서 운전면허증이나 주에서 발급한 신분증 등을 제시해 18세 이상임을 확인시켜야만 한다.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된 이유는 지난 해, 10대 초반 청소년들이 노화 방지 화학물질이 함유된 크림과 세럼을 사기 위해 세포라로 달려가는 영상이 SNS에 넘쳐난 것이 계기가 됐다. 캘리포니아의 한 의원이 법안을 추진했는데, 법안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청소년 및 소아에게 비타민A, 레티노이드, 레티놀, 글리콜산, 아스코르브산, 알파하이드록시산이 함유된 화장품을 18세 미만에게 판매하지 못한다. 

필자도 SNS의 유행을 타고 10대의 어린 환자들이 노화 방지 제품의 사용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이전과 달리 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피부 노화 방지 관련 제품은 아직 성장 중의 연령대에서 사용할 때 예기치 않는 피부 발진, 가려움, 자극 일으킬 수 있어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소아 및 성장기 피부의 특징은 피부 장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질층이 미성숙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질 함유량이 적어 피부 표면의 수분 유지가 쉽지 않아 아토피 등의 피부 질환이 생길 때 피부 보습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미성숙한 피부는 땀이나 자극에 쉽게 피부가 짓무를 수 있고 곰팡이나 사마귀 및 세균성 농가진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 잘 발생한다. 또 땀샘과 피지샘을 비롯한 주요 피부 부속 기관도 아직 미성숙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외부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해 땀띠나 체온 조절 미숙에 따른 홍조가 발생하기도 한다. 면역학적으로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로 약물, 음식, 꽃가루와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해 발진이나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화장품을 사용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신분증을 확인한 후 화장품을 사야 하는 시대가 아이러니 하지만 SNS는 한번 보기 시작하면 비슷한 영상에 계속 노출돼 성장기 학생들의 피부에 해를 입힐 수 있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의 피부는 성인의 피부와 달라 항노화 화장품을 비롯한 성인용 화장품을 사용할 때에는 철저한 성분 검토가 필요하다. 성장기의 피부는 여드름이 나는 지성의 피부도 한 순간에 피부 장벽이 깨져 민감해질 수 있고, 건조한 피부는 노화 방지 제품을 사용함으로 더 건조해지거나 피부가 따갑고 벗겨지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법적인 금지는 아니더라도 성장기 피부가 성인의 피부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에 대한 교육 영상이 늘어나 개개인의 피부 타입에 적절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팁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바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피부를 위한 올바른 화장품 사용 노하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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