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혜의 화장품 Z파일
자외선차단제, 폼클렌저로만 닦으시나요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
피부가 민감해서 내원하시는 A씨, 자외선차단제가 깨끗이 지워지지 않아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자주하신다. 이중세안에 익숙하지 않은 남성의 경우 자외선차단제를 지우는 것에 불편해 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지난 해 말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폼클렌저 10개 제품에 대해 세정력과 소비자 사용감, 안전성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피부에 바른 자외선차단제를 제거하는 성능은 제품 간 차이가 있었으나, 클렌징오일을 제거하는 성능은 전 제품이 우수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폼클렌저는 널리 사용되는 피부세정제로 수성의 더러움은 단독으로 충분히 세정이 가능하지만 유분기가 있는 화장품이나 자외선차단제와 피지와 합쳐진 먼지나 더러움은 1차 세안제로 닦아낸 후 2차세안제인 폼클렌저를 사용해야 잘 지워진다. 즉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경우, 폼클렌저 만으로는 잘 안지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화장을 하거나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경우, 1차 세안제로 알려져 있는 클렌징 크림, 젤, 또는 로션 형태로 기름기 있는 화장 및 피부 먼지 등을 닦아내는 세안제를 사용한 후에 폼클렌저를 2차적으로 사용해서 세안하는 것이 좋다. 폼클렌저는 비누와 같이 거품은 나지만 약산성 상태로 비누와는 달리 자극이 적으며 건조함을 줄여준다. 피부 세정, 즉 클렌징의 목적은 더러운 물질과 땀이나 피지 등의 분비물, 탈락된 각질세포 등을 제거하고 불필요한 피부 균종의 증식을 조절하는 데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씻어낼 경우 피부에 꼭 필요한 천연보습인자(NMF; natural moisturizing factor)까지 제거해 피부 장벽과 보습 기능을 파괴할 수 있어 요즘같이 차고 건조한 계절에는 자외선차단제를 남김없이 지우겠다는 생각으로 지나친 세안을 할 경우 피부장벽이 깨지면서 따겁고 화끈거리는 민감해지는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클렌징 제품의 다양화, 세분화로 제품을 선택할 때 고르는 즐거움도 있지만 지나친 다양화로 인해 어떠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이번 조사를 보면 폼클렌저로 세안했을 때 자외선차단제가 세안 후 피부에 일부 남아있음이 발표됨으로써 세정력이 우수한 폼클렌저를 선택해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자외선차단제를 폼클렌저만으로 지우려 할 필요는 없다. 2중세안을 함으로써 피부자극을 줄이면서 자외선차단제를 제거할 것을 권한다. 자외선차단제 자체의 유분기와 먼지, 피지가 섞이면서 클렌징 젤이나 로션으로 1차 세안을 한 후 폼클렌저로 2차 세안을 하면 자외선차단제도 충분히 제거되고 피부 장벽이 깨지지 않게 세안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이상적인 피부세정제는 피부의 표면장력을 낮게 하여 땀과 이물질, 세균 등이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있게 하는 동시에 피부장벽에 대한 손상이나 자극은 주지 않는 제품을 말한다. 피부세정제는 계면활성제가 주요 역할을 하는데 계면이란 서로 맞닿은 경계면으로 계면활성제는 경계면에 흡착해 계면의 경계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을 말한다. 클렌저의 계면활성제는 경계 완화 효과로 피부에 흡착된 오염물질을 쉽게 제거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 자체가 피부에 자극이 되어 피부장벽 기능 저하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고 피부장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클렌징을 위해 포함시키는 계면활성제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클렌저는 기존의 세정 능력에 더하여 피부장벽을 보존하고자 노력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자외선차단제를 지우기 위해 세정력이 강한 폼클렌저 하나만을 사용하기 보다는 피부 상태에 맞게 적절한 이중세안제를 선택하여 피부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