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혁명
명절 직후 허리통증 환자 급증… 명절증후군 없이 건강한 설날 보내려면?
참포도나무병원
이동엽 병원장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설 연휴는 평소보다 길어 기대감이 높다. 명절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귀중한 기회다. 하지만 명절 이후 척추와 관절 통증, 심리적 우울감 등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급증한다. 이른바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명절증후군이란 가사노동, 장거리 이동, 폭음, 과식, 관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적, 심리적 증상을 통칭한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부담스러워하며 피하려는 ‘명절포비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명절의 대표적인 활동과 함께 대처 방법을 알아본다.
음식 준비와 정리는 ‘함께, 간단히, 의자에 앉아서’
명절 음식 준비는 보통 맨바닥에 앉아 몇 시간씩 진행된다. 이는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맨바닥에 앉으면 허리가 곧게 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체중을 지탱하게 되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 꼬리뼈, 골반, 무릎에도 과도한 압력이 가해진다. 결과적으로 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고 관절이 손상되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척추나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예방하려면 음식 준비 문화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참여해 부담을 나누고, 음식의 양과 가짓수를 간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음식 준비가 불가피하다면 의자에 앉아 식탁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여의치 않다면 쿠션을 활용해 허리와 꼬리뼈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자세를 자주 바꿔야 한다. 음식 준비와 정리는 가장 고된 가사노동 중 하나이므로 여러 사람이 교대로 해야 하며, 수시로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을 푸는 것도 중요하다.
무거운 짐은 ‘나눠서 여러 번, 바른 자세로’
명절에는 장 보기나 물건 옮기기 중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많다. 평소 가사노동, 직장 생활, 운동 부족으로 신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무리하면 허리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급성 요통부터 디스크가 터지는 추간판탈출증까지 다양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하려면 무거운 짐은 여러 명이 나눠 들고, 한 번에 옮기지 말고 여러 번 나눠서 들어야 한다.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숙이지 않고 몸에 최대한 밀착해 하체의 힘으로 들어야 한다. 만약 허리를 다쳤다면 충분히 쉬어야 하며, 통증이 심하거나 움직이기 어려울 경우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운전은 1시간마다 휴식 필수
명절에는 평소보다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교통 정체로 인해 긴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운전자는 경직된 자세로 오랜 시간 운전하고, 동승자는 스마트폰 사용이나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차량에 탑승하면 허리와 목, 어깨, 근육이 경직되고, 혈액 순환이 저하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예방하려면 1시간마다 휴게소나 쉼터에 들러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 시에는 좌석을 조정해 엉덩이를 깊숙이 붙이고, 등받이는 100~110도로 기울여 허리를 밀착한다. 헤드레스트와는 주먹 하나 정도 공간이 두면 된다. 다리를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약간 구부러진 상태가 이상적이다.
과식과 폭음 피하고 신체활동 늘리기
명절 음식은 대부분 고칼로리, 고지방 음식이 많아 과식하면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체중이 1kg 증가할 때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4~5배로 커지며 자세에 따라 최대 7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복부비만이 심해지면 복부 내압이 증가하면서 허리디스크에 압력이 가해지고 근육과 인대에 과부하가 발생한다. 폭음은 탈수와 염증을 유발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명절 후 과식, 폭음으로 인해 요통, 근막통증증후군, 척추불안정성이 심해진 환자가 적지 않다.
명절이라고 마음 놓고 과식, 폭음하기보단 적절한 식습관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산책과 같은 가벼운 신체활동을 하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 있다면 휴식,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진료받아야
명절은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보내는 시간이다. 하지만 불가피한 가사노동과 이동으로 인해 통증이 생길 수 잇다. 이때는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찜질팩이나 파스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휴식을 해도 해소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심해질 때
* 목부터 팔, 허리부터 다리로 방사통이 나타날 때
* 다리 저림, 마비, 근력 약화 증상이 있을 때
* 기존 척추 질환이 악화된 경우
올바른 자세와 적절한 환경을 갖추는 것, 주기적으로 휴식하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명절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가족 구성원이 함께 명절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고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