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오 박사의 발과 발목 살리기

초기·중기 발목관절염, ‘이 때’ 살려야 한다.

SNU서울병원

이동오 원장


“살려야 한다”

필자가 군의관 훈련 시절, 국군의무학교에 크게 쓰여 있던 글귀다. 발목관절염이 생겼더라도 자기 관절을 다시 살려서 쓸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다. 물론 모든 관절이 다 그렇겠지만, 이는 특히 발목관절에 더 잘 해당하는 이야기다. 무릎의 경우 나이 들면서 저절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며 퇴행성 관절염이 흔하게 오지만, 발목은 크게 다치지만 않으면 죽을 때까지 고장 안 나고 문제없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아껴 쓰기만 하면 늙는다는 이유만으론 발목 연골이 잘 닳지 않는다. 일단 발목을 살려만 놓으면 평생 잘 쓸 확률이 높다.

발목 관절염에 대해 아직 모르는 부분도 많지만, 예전에는 관절염이 생겨도 어지간하면 주사 맞고 약 먹으면서 버티는 경우가 많았다. 말기 관절염으로 완전히 발목이 망가졌을 때에야 비로소 발목을 굳히는 고정 수술을 받았다.

안타깝지만 이는 관절염 중간 단계에서 마땅하게 치료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골이 좀 남아있으면 고정하기 아까우니까 아쉬운 대로 잘 달래가며 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관절염 중간 단계에서 연골이 더 망가지는 것을 막고, 오히려 닳은 연골을 살려낼 수 있는 ‘절골 교정 수술’이라는 무기가 있다. 세계적으로 이 수술의 임상 경험이 쌓이며 결과가 좋아짐에 따라 그 수술 빈도도 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절골 수술로 발목을 살릴 수 있는 중간 단계의 환자들이 이에 대해 잘 모르거나 시기를 놓쳐서 말기관절염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결국 인공관절수술을 하거나 발목 고정수술을 받아야 한다.

절골 수술의 종류는 몇 가지가 있고, 자신이 그중 어떤 수술에 결과가 더 좋을지는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또, 같은 수술을 받더라도 교정 각도나 세부적인 방법에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수술하면 더 결과가 좋을 수 있다. 수술받고 회복 후 통증이 사라져 편안해진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어오던 환자 얼굴이 생각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 지켜봤다가, 관절염이 갑자기 진행하며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관절염 환자라고 전부 발목 연골을 살릴 수 있는 절골술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발목 연골이 닳았다’는 진료를 받거나 발목통증이 있는 경우 발목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치료 과정을 따르는 게 안전하다. 미리 제때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과 버티다 나중에 고정 수술을 받는 건 삶의 질 차이가 크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발과 발목은 질환의 종류도 다양하고 환자들마다의 편차가 커 의사들마다 치료의견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한양대 명지병원, 서울대병원 교수, LG트윈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 필드닥터 출신의 이동오 원장이 이에 대한 경해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칼럼을 기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