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오 박사의 발과 발목 살리기

발과 발목을 진료하는 의사도 발바닥 고통을 겪게 만든 ‘족저근막염’

SNU서울병원

이동오 원장


일하던 대학병원을 옮긴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일이다. 회진을 돌던 중 갑자기 뒤꿈치가 지긋이 아파왔다. 몸은 항상 건강했으므로 ‘좀 지나면 괜찮겠거니’했는데 웬 걸, 다음날 일어날 때 디뎌보니 통증이 다시 생겼다. 필자의 전문 분야가 발과 발목이다 보니 ‘족저근막염’에 걸렸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발 의사가 발 병에 걸리다니. 참 무안한 일이라서 주변에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증상 경과를 교과서나 논문, 환자들의 이야기와 비교해보고 “정말 정확하다”며 소소한 재미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최근 들어 걷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여러 관절이나 정신건강 등에 굉장히 좋은 활동임에는 분명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족저근막염에 걸려 내원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일할 때 발을 많이 써야 하는 사람들 역시 치료가 필요한데, 활동을 줄이기 쉽지 않은 만큼 더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전 대학병원에 있을 때는 차로 출퇴근하고 캠퍼스도 비교적 작았지만, 옮긴 곳은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병원이 굉장히 커 도보 수가 2배 이상, 만보 넘게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처럼 족저근막염은 과사용 증후군의 일종으로, 오래 서있거나 많이 걷는 사람들에게 잘 생기는 병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것이 상대적인 개념이라서, 오랜 병상 생활을 하거나 깁스를 오래 하던 환자들은 일상적인 활동 정도만으로도 증세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휴식, 스트레칭, 약물치료, 보조기 등으로 완치되지만, 지속될 경우에는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시도해봐야 한다. 드문 경우긴 하나, 이런저런 시도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족저근막염은 세계적으로도 치료에 대한 여러 시도들이 계속 연구·발표되고 있다. 이는 결국 한 번에 완벽하게 좋아지는 방법이 아직도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필자는 환자들에게 여러 가지 치료를 병합해서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전쟁할 때 육군 병사만이 아닌, 전투기, 탱크 등을 한꺼번에 동원하는 것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1년 이상 족저근막염 증상이 지속될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때문에 증상이 오래된 족저근막염 환자라면 관련 임상 경험이 많은 발과 발목 전문의에게 병원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필자도 조기에 발바닥 스트레칭 등을 열심히 해서 재발 없이 금세 완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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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과 발목은 질환의 종류도 다양하고 환자들마다의 편차가 커 의사들마다 치료의견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한양대 명지병원, 서울대병원 교수, LG트윈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 필드닥터 출신의 이동오 원장이 이에 대한 경해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칼럼을 기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