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에 대해 쉽고 유익한 정보를 알려드릴 산부인과 전문의, 이유정 입니다.

반복착상실패, 원인 따라 체계적 접근 필요

서울아이비에프여성의원

이유정

36세 여성 A 씨는 반복착상실패를 경험했던 환자다. 약물 반응도 나쁘지 않았고 좋은 질의 배아도 만들어졌지만, 3차례나 시험관 시술에 실패했다. 원인은 자궁내막이 얇아서 자궁내막 수용성(자궁의 내막 조직이 배아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판단됐다. 자궁내막의 두께가 6mm 이하이면 임신 가능성이 작아지는데 A 씨는 4.8mm밖에 되지 않았다. 얇은 자궁내막에 대한 복합 처방 요법을 시도하기 위해 우선 신선 주기 배아 이식을 취소하고 새로운 해동 배아 이식 주기에서 이식을 시도했다. 최대한 다양하고 유연한 프로토콜을 시도하고자 에스트로겐 증가 요법과 자가혈소판혈장주입술(PRP)를 병행했다. 이러한 복합 처방 요법이 효과가 있어서 자궁내막이 6.4mm까지 두꺼워졌다. 다시 배아 이식을 시도하였고 감사하게도 임신에 최종적으로 성공했다.

반복착상실패란 일반적으로 이식을 3회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착상에 실패하여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반복착상실패의 원인은 크게 배아 쪽 요인과 모체 쪽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배아 요인은 배아의 상태, 등급, 염색체 이상 등 배아 자체의 기능적 문제를 말한다. 모체 요인으로는 착상 위치의 해부학적 이상, 면역 이상, 혈전 이상, 내분비학적 이상 등과 같은 요인이 있다. 질 좋은 배아가 착상하려면 자궁내막 수용성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등의 해부학적 요인이나 얇은 자궁내막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자궁내막 수용성이 떨어져 착상에 실패하기도 한다.

필자가 근무 중인 병원에서는 반복착상실패에 체계적이고 복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난소 자극 프로토콜을 최적화하여 질 좋은 배아를 형성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배아 생성 후 유전자 선별 검사(PGT-A)를 시도하여 염색체 이상이 발견된 배아는 이식에서 배제하고 있다. 반복착상실패의 경우 염색체 이상이 있는 배아가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유전자 선별 검사를 꼭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Brodeur 등의 연구(2023)에 따르면 착상 전 유전자 검사(PGT-A)를 실시했을 때 생아 출생률이 63.9%를 기록했다. 그리고 추가로 보조부화술과 glue법을 시행하여 자궁내막 수용성도 향상시킨다. 착상 전 배아가 분비하는 호르몬을 미리 투여하거나 태반 착상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자궁내막의 신생혈관 조성을 도와주는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환자의 상황에 맞춰 실시한다.

만약 반복착상실패의 원인이 자궁근종, 자궁선근종 등이나 얇은 자궁내막 등으로 특정된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자궁근종은 그 크기나 위치에 따라서 착상 자체를 방해할 수도 있고 자궁 내 출혈을 발생시키거나 태아의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선근종도 마찬가지로 자궁 내 출혈을 발생시켜 착상장애나 조기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근종 혹은 자궁선근종이 있는데 빠른 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자궁근종과 자궁선근증을 자극하지 않게 저자극 프로토콜을 사용하거나 치료와 시험관 시술을 병행한다.

또 얇은 자궁내막이 반복착상실패의 원인인 경우 복합처방 요법을 시도한다. 일반적으로 자궁내막의 두께가 7~8mm 이하이면 얇은 자궁내막이라고 하며, 6mm 이하인 경우 임신 가능성이 저하된다고 보고 있다. 얇은 자궁내막의 경우 신선 주기 배아 이식을 취소하고 해동 배아 이식 주기에서 이식을 시도한다. 복합 처방 요법을 실시하기 위해서이다. 복합 처방 요법으로 에스트로겐 증가 요법과 자가혈소판혈장주입술(PRP)을 병행한다. 자가혈소판혈장주입술은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혈소판과 혈장을 추출하여 자궁내막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다. 혈소판에서 분비되는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은 자궁내막의 재생을 돕는다. 실제로 얇은 자궁내막을 가진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혈소판혈장주입술(PRP)를 수행한 결과 환자의 30%가 임신에 성공하였다. 심지어 4mm 정도의 얇은 자궁 내막을 가진 여성도 출산까지 성공한 사례가 있다.

반복착상실패를 경험하는 환자들의 심정은 미루어 상상하기가 힘들다. 깊은 좌절감에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복착상실패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 디자인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전향적 연구 데이터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최대한 다양하고 유연한 프로토콜을 시도하고 있다. 만약 반복착상실패를 경험하고 있다면 우선은 진료의를 믿어달라고 권하고 싶다. 환자의 두터운 신뢰를 힘입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는 게 의사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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