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 손가락 관절 유합술의 장점과 단점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

(사진설명: 손가락 관절 유합술은 엄지 쪽 중수골과 수근골을 금속 내고정물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찬 바람이 부는 계절이 왔다. 농사일을 쉬는 계절이기도 하고, 외부의 낮은 기온에 노출된 손가락이 아파 정형외과 외래를
찾는 손가락 퇴행성 환자들이 늘어나는 시기이다.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대부분은 먹는 약과 간단한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을 호전시키고, 1년 간격으로 X-Ray검사를 하여 추적 관찰한다. 경과가 심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면 내년을 기약하면 되지만, 경우에 따라 심한 손가락 변형 혹은 약으로도 조절되지 않는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먹는 약 이상을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간혹 부신피질호르몬 주사 등으로 통증을 경감시키곤 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엄지손가락의 수근-중수 관절(수근골과 중수지골이 만나는 관절)의 경우에는 인대 재건술 혹은 일부 골 절제 후 인대 재건술 등을 시행하는 때도 잦다. 이런 수술을 시행하면 3개월 정도의 기간이 지나 통증도 줄어들고 관절의 운동 범위는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된다. 하지만 망치질, 무거운 물건 옮기기 등의 활동을 지속하기에는 내구성이 부족할 우려가 있어서 수술 후 가정일 정도를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다. 

이와 달리 젊고 아직 수년 이상 손을 쓰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겐 엄지손가락의 수근-중수 관절의 유합술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유합술은 엄지 쪽 중수골과 수근골을 금속 내고정물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3개월~6개월 이상의 기간이 지나면 뼈의 유합이 일어나며 이때부터는 통증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장점으로는 큰 힘을 내는 일을 하기에 적합하다는 점과 한 번 유합이 되면 상당히 오랜 기간 쓸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단점으로는 약간의 엄지 관절 움직임 제한이 발생할 수 있어 관절 운동 범위가 중요한 경우라면 적합하지 않다. 

엄지손가락 뼈 유합 이후에도 수근골 근위부에서 이차적인 관절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경우에 따라서 피부 아래쪽의 금속 내고정물이 불편해서 내고정물 제거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엄지손가락 수근-중수 관절은 관절 유합술을 시행하였을 때 불유합 확률이 15~30%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경우 재 유합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엄지를 포함한 2~5번째 손가락의 원위지간관절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수술을 고려할 때 관절 유합술을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된다. 원위지간관절에서의 손가락 인공관절은 대부분 몇 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실패하였기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이 관절에서의 손가락 관절 유합술은 해당 관절이 고정되어 관절의 움직임이 없어지더라도 손가락을 쓰는 데에 큰 불편감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실제로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어 수술을 고려할 때에는 관절 움직임 자체가 10~15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이를 고정하여 써도 수술 전과 관절 움직임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더불어 손가락이 양옆으로 휜 것이 어느 정도 교정되기 때문에 미용적 혹은 기능적으로 개선이 있을 수 있다. 

원위지간관절 고정에는 나사못 머리가 뼛속에 박히는 형태의 무두나사못을 사용할 수도 있고, 금속 와이어를 감을 수도 있고, 금속 핀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여러 개의 소형 나사못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원위지간관절의 경우는 비교적 유합률이 높아서 수술 방법을 잘 선택한다면 90% 이상의 경우에서 3~6개월 사이에 유합이 잘 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다만 손가락의 각도가 0~5도 굴곡 상태에서 고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직업상 특별한 각도를 원하는 경우(키보드 타이핑을 많이 해야 할 때)에는 미리 담당 의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 또한 비교적 뼈의 크기가 가느다란 4수지 혹은 5수지의 경우에는 나사못을 삽입할 때, 뼈를 골절시키거나 손끝 마디 바로 위의 손톱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원위지간관절 유합술을 시행할 때에는 대부분 쉽게 외래에서 제거 가능하거나 아예 금속내고정물을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후 금속 제거로 인한 이차 수술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다.

엄지의 중수수지관절, 2~5수지의 근위지간관절 또한 드물지 않게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이전의 인대 손상 혹은 반복적 사용으로 인대가 늘어나면서 관절이 흔들려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이다. 이 관절엔 때로 손가락 인공관절을 하기도 하지만, 수명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관절 유합술이 선택되기도 한다. 이 관절을 유합할 때에는 대개 손가락마다 추천되는 관절의 유합 각도가 있으며, 이 각도를 기준으로 직업상 손을 어떻게 쓰는지를 자세히 물어본 뒤에 수술을 선택해야 향후 직업을 유지할 때에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엄지의 중수수지관절이나 2~5수지의 근위지간관절은 유합술시 상대적으로 큰 금속 내고정물이 들어가게 된다. 손가락의 얇은 피부 아래에서 금속이 불편감을 야기한다면, 경우에 따라서 이 내고정물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개 나이와 고정 방법에 따라 3~9개월 사이에 유합이 완전히 일어나게 되고 그 이후에 내고정물을 제거하는 것을 추천하게 된다.

이처럼 손가락 관절의 유합술은 수술 전후 관리, 유합까지 걸리는 시간, 손가락의 각도 등을 고려한다면 쉽게 선택할 문제는 아니다. 대개 손가락은 단순 X-Ray 검사로 비교적 좋지 않더라도 보존적 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러 개의 손가락에 발생한 미세한 퇴행성 관절염이나, 단순히 관절의 두께가 두꺼워진 상태에서 미용상으로 유합술을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약을 쓰더라도 손가락의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손가락의 불안정성이 동반된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그리고 이런 상태가 한두 개 손가락에 국한되어 있다면 먹는 약을 부작용을 감수하며 장기간 쓰는 것보다는 유합술을 선택하는 게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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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때조차 쉬지 않고 움직이는 손과 손목.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테니스·골프엘보, 손 퇴행성관절염, 주관증후군 등 손과 손목, 팔꿈치에 생기는 상지 질환에 대한 지식과 치료방법(주사치료, 관절경, 절골술, 신경치료, 회복치료)의 개인적 견해를 여러분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