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영의 눈이야기
안약은 독약?
이안안과
임찬영 대표원장
눈병나면 쓰는 안약은 독약?
여름철 무서운 손님인 유행성 각결막염은 무시하기 쉽습니다.
눈이 가렵고 눈꼽 끼고 아픈데 무시한다니, 상상할 수 없다고요?
물론 처음에 눈병에 걸리면 병원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감기처럼 바이러스성 질환이라 특효약이 없어서 앓을 만큼 앓아야 낫는다는 말을 듣고, 2주 이상 안약을 사용하다 보면 생각이 바뀌게 됩니다.
안약을 오래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이 생긴다고 생각하고, 병원에서 과도하게 치료를 한다고 여겨, 환자 스스로 안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행성 각결막염에 특효약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는 각막혼탁이 생기기 쉽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각막혼탁은 몇 달 내에 저절로 없어지지만, 수년이상 없어지지 않아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병은 안구건조증의 원인
유행성 각결막염은 각막 뿐 아니라 결막에도 흉터를 남기는데, 결막에 생긴 반흔은 결막 술잔세포(Goblet cell)를 손상시킵니다. 결막 술잔세포는 얇은 눈물이 눈 표면에 붙어있게 하는 점액질 층을 만드는데, 이 층이 파괴되므로 눈물막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또 눈물의 분포가 고르지 못하게 되어 눈물막 지속 시간이 짧아지게 됩니다. 한번 눈을 깜박이고 다음번 깜박일 때까지 눈물막이 지속되어야하는데, 그 중간에 눈 표면이 건조하게 갈라지게 되어 눈이 따갑고 불편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을 안구건조증이라고 하는데, 눈물의 분비가 적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눈물이 제대로 분포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한번 생긴 안구건조증은 치료가 쉽지 않고 자꾸 재발하기 때문에 평생 동반하고 살아야하는 불편한 병입니다.
화상을 입었을 때, 잘 치료하면 흉이 남지 않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보기 흉해지고 손이나 관절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잘 아시지요? 눈병도 마찬가지로 잘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유행성 각결막염을 감기처럼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치료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인내를 하면서 견디도록 합시다. 그리고, 절대 절대 절대 비비지 마세요. 가려워서 눈을 한번 비비면, 수두 자국 남듯이 흉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유행성 각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차이
유행성 각결막염은 대부분 한쪽 눈에 증상이 나타나고, 며칠 후 다른 쪽 눈에 증상이 나타납니다. 양쪽 눈이 동시에 증상이 생겼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같은 다른 눈병을 의심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