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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 정맥 부전(2) – 여성의 골반울혈 증후군

더으뜸 정형외과

이상준 원장

정계정맥류는 몸 밖에서 진찰할 수 있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반면, 골반울혈 증후군은 그렇지 않다. 골반울혈 증후군에서는 만성적인 골반통이 오래 서 있거나 앉아서 활동하고 나면 심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그 밖에도 팽만감, 구역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빈뇨, 요절박증 등의 비뇨기 증상, 혹은 두통, 피로감, 불면증, 불안 등 골반 외 다른 기능적인 문제가 함께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자궁, 난소 등과 관련된 산부인과 질환부터 신경-근골격계 질환까지 매우 다양한 질환에서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만으로 골반울혈 증후군을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구조적으로 골반울혈이 있는지는 정맥조영술, 초음파 혹은 CT, MRI와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골반 내 정맥이 늘어나고 역류하는 것을 확인하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골반통이 없는 여성에서 촬영된 CT에서도 골반 내 정맥이 늘어나 있는 경우는 비교적 흔하기 때문에, 이런 영상검사를 통해 늘어난 골반 정맥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골반울혈 증후군에 대해 확정적인 진단을 내릴 수 없다.

지난 5월 22일 하지정맥류 기고를 통해 ‘증후군’에 대해서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증후군’이라 불리는 병들은 도저히 증상의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원인 미상의 특징적인 증상 몇 개가 함께 나타나거나, 다양한 원인에서 오는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의사 입장에서는 무언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질환이 바로 이 ‘증후군’이다. 이것은 명쾌한 해답이 나오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때로는 한 번 내려졌던 진단이 바뀌기도 한다.

이렇듯 골반울혈 ‘증후군’은 명쾌하게 진단 내릴 수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가 먼저 시행된다. 골반 내 증상이 있다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등 자궁의 이상, 난소의 이상이나 그 외 골반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이에 대해 치료를 해보는 것이 좋다. 부인과 검사에서 골반통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이 발견되지 않거나, 혹은 발견된 원인에 대한 치료를 했음에도 효과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골반울혈 증후군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골반울혈 증후군에 대해서는 우선 약물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골반 내의 혈류량이나 혈류 정체를 줄이는 목적으로 부인과에서 호르몬제를 처방받아 복용해 볼 수 있다. 이에 반응이 없다면 인터벤션 영상의학과에서 시술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이 역시도 정계정맥류 시술처럼 늘어난 골반 정맥을 막아주는 색전술을 시행한다. 사타구니쪽 피부 가까운 곳의 정맥을 통해 긴 관을 넣어 백금 코일이나 주사약을 이용해 늘어난 난소정맥과 내장골정맥을 찾아 막아준다. 이 시술 역시 엑스레이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진행하게 되며, 조영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콩팥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치료가 제한될 수 있다.

골반울혈 증후군의 색전술 치료에 대해 보고한 여러 논문에서는 치료 후에 50~80% 정도의 환자에서 만성 골반 통증이 호전되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정계정맥류에 비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보다 복합적인 원인과 증상을 가진 이 질병의 특성 때문으로 생각된다.

모쪼록 지난 두 회차에 걸친 ‘골반 정맥 부전’ 기고가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음낭이나 골반에 불편감이 있을 때, 적절한 진료과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리 통증하면 보통 근골격계 질환부터 떠올리지만, 하지정맥류로 인한 통증인 경우도 많습니다. 자칫 간과하기 쉬운 하지정맥류 증상과 예방, 치료 방법 등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