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하는 약물 이야기

진통제 많이 먹으면 위에 구멍 생긴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진통소염제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위에 구멍이 생긴다는 속설이 있다. 사실일까?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작용 기전과 부작용에 대해 알면 답을 쉽게 알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열, 통증이 있을 때 사용하는 진통제 대부분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다. 마약성이 아니라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프로스타글란딘(PG)’은 통증과 열의 원인이 되는 대표 염증 물질이다. 이 약은 주로 이 프로스타글란딘 형성에 관여하는 ‘시클로 옥시게나아제(COX)’라는 효소를 억제해서 해열 진통 효과를 나타내고 염증을 줄여준다.



종류
‘아스피린’과 ‘이부프로펜’이 대표 주자다. 이 둘은 시클로 옥시게나아제(COX I, II)를 억제해서 진통, 소염, 해열 등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 단지, 아스피린은 혈소판과 혈액 응고에 관여하며 심혈관계질환 예방약으로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셀레콕시브’라는 약물은 이 둘과 약간 다르게 작용(COX II만 억제)해 위-장관계 부작용은 적지만, 값이 비싼 단점이 있다. 타이레놀이라고 불리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중추신경계에서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을 억제해 해열, 진통 작용을 나타낸다. 다만, 말초에서는 시클로 옥시게나아제를 저해하는 효과가 없어 소염작용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트라마돌’이라는 약은 μ(mu) 아편 유사제 수용체에 작용하고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의 재섭취를 약하게 억제한다. 심한 통증에 효과가 좋지만 남용, 의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작용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부작용으로는 ‘위-장관 문제’가 가장 흔하다. 소화불량에서 출혈까지 다양하다. 사실 프로스타글란딘이 염증 물질이지만, 위-장관에서는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점액질 합성을 촉진하는 등 보호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클로 옥시게나아제(COX I, II)를 억제하는 약물(아스피린,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관 보호 기능을 감소시킨다. 위산분비가 증가하고 점액질 보호가 감소하면 결국, 출혈과 궤양 위험을 증가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나트륨 이온(Na⁺)과 물에 의해 부종(edema)이 생기고 급성 콩팥 손상도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아스피린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사고와도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작은 양으로 시작, 단기간 사용하도록 권유한다. 치료지수가 커서 안전한 약이다. 하지만, 신중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실제로 ‘위에 구멍’이 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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