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환의 무릎 이야기

전방십자인대 수술했는데 또 파열?

SNU서울병원

한도환 원장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시원한 강에서 즐기는 수상레포츠, 실내에서 즐기는 암벽등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무릎 손상 사례가 늘고 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연간 4만 건 이상 발생하는데, 각종 활동이 늘면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후 재파열로 인한 재수술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재건술을 했는데 왜 또 파열이 발생했을까? 이럴 땐 무작정 같은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보다 왜 다시 파열되었는가를 면밀하게 평가해야 한다. 앞서 완벽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이 되기 위한 요건들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실패한 원인을 되짚어 보기에도 유용하다. 사실 실패한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의 결과는 처참하다. 대부분 기존 터널이 크게 확장되고, 연골판은 파열되어 있으며 연골의 손상이 보이는 경우도 있고, 심하게는 관절염까지 진행되어 뼈에 변형도 생긴다.

확장된 터널은 이식건이 나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동종건)인 경우 흔하게 발생한다. 기존 터널의 위치가 적절해도 문제, 적절하지 않아도 문제를 일으켜 재수술의 성공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새로운 인대가 고정되지 못할 만큼 터널이 넓을 수 있고, 가까스로 기존 터널을 피해 다른 곳에 터널을 뚫었다 해도 그 공간을 침해하여 인대의 튼튼한 고정을 방해하게 된다. 연골판은 어떤가. 새로운 손상이 생겼을 수 있지만, 기존에 적절하게 봉합되지 못하거나 방치되어 잘 회복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많다. 이로 인해 무릎의 쿠션역할을 하는 연골판 기능이 저하되어 연골에도 손상이 올 수 있다. 이를 오래도록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진행하게 된다.

또 한 가지는 수술은 괜찮게 잘 되었지만 불충분한 재활이 원인이었을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가 나의 인대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1년은 꼬박 근력 운동에 투자하고 그 근력 운동이 뒷받침이 되어 하고 싶은 스포츠 활동에 뛰어들 수 있다. 조급한 마음에 너무 빨리 스포츠로 복귀하거나 근력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시간만 지났다고 복귀한 게 재파열의 원인이었을 수 있다. 재파열 수술의 성공은 이러한 실패 요인들을 모두 없애는 것에서 출발한다. 일단 수술이 완벽해야 하기에 수술을 두 번으로 나누어 진행해야 한다. 첫 번째는 내 무릎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단계다. 확장된 터널은 뼈 이식을 통해 단단하게 메우고 파열된 연골판을 제대로 봉합하면서 몇 개월간 뼈가 단단하게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이 과정이 보통은 쉽게 이해되지 않고 한 번으로 왜 안 될까 고민하게 될 수 있지만, 이미 손상되어 십자인대가 재파열되기 쉽게 변형된 무릎은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터널의 위치가 엉뚱하거나 터널 확장이 심하지 않아 한 번에 재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도 꽤 있지만 확장된 터널에서 두 번의 수술은 필연적이다. 두 번째 수술은 몇 개월 후 기다려왔던 완벽한 재수술을 해내는 것이다. 뼈가 튼튼해졌기 때문에 재수술임에도 자가건을 이용하여 기존 터널을 피하면서 좀 더 해부학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유롭게 재건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첫 수술만큼은 아니더라도 높은 성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때에는 다른 술식보다 터널의 위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Outside-in 방식을 주로 사용하게 되므로, 이미 이 방식으로 전방십자인대를 수술하는 사람이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술자보다 능숙할 수밖에 없겠다. 또한 전신의 인대가 느슨하거나 회전불안정성이 심한 경우, 이를 보강하기 위한 전외측인대 재건술도 꼭 필요하다.

만약, 관절염이 꽤 진행되어 연골판도 소생하기 어렵고, 연골에도 퇴행성 변화가 있다면 더는 진행되지 않도록 연골재생술 및 교정 절골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재활도 ‘근력 운동을 열심히 했으니까 조금 일찍 뛰어들어도 되겠지’,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까 운동해 봐도 되겠지’라는 방심이 재파열을 부른다. 따라서 재파열 수술 후 재활은 기존보다 더 손상기전에 유의해서 무릎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에 치중하고 부상방지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는 전문재활센터의 도움을 받기를 권한다.

재수술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 인간의 힘으로 소생시킬 수 없는 부분들이 수술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첫 번째 손상에서 재건술을 완벽하게 해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재수술을 해본 사람만이 안다. 완벽한 수술을 위한 성공 요인은 특별한 비법이 있거나 신의 한 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석적(Standard)인 방법으로 이를 모두 충족하여 100점을 만들어내는 것에 있다.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쉽게 생각할만한 수술이 아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십자인대파열, 슬개골탈구, 햄스트링,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 무릎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많습니다. 질환 별 설명과 치료방법(주사치료, 관절경수술, 절골술, 인공관절수술 등)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여러분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