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면 종종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마취가 너무 무섭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전에 복부 수술을 받았던 경우, 모든 수술에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 수술을 하면 며칠 입원할 것을 고민하고, 부분마취를 했는데 미처 마취가 되기 전에 수술한 경험이 있으면 마취 자체가 잘되지 않는다고 통증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수술을 결정하고 나서 간단한 마취는 어렵고, 최소 팔 마취 혹은 전신마취가 필요하면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상지 수술을 할 때 다양한 마취 방법이 쓰이고 의사가 선호하는 마취 방법도 다르며, 특정 수술에 어떤 마취를 해야 한다는 게 정해져 있지 않아 혼란을 겪는 것 같다. 이럴 때면 보통 환자에게 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환자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는 방향대로 마취를 선택하곤 한다.

단순 부분마취는 손가락수술, 손목터널증후군수술, 방아쇠수지수술, 드퀘르벵병의 수술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손가락의 골절, 종양, 간단한 건이나 인대 손상의 경우에는 손가락에만 지혈대를 감을 수가 있고 손가락 앞뒤와 뼈까지 모두 마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통증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손바닥의 힘줄을 잇거나 재건을 하는 경우에는 때에 따라 환자가 직접 손가락을 움직여보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경우는 감시하마취관리(MAC : monitored anesthetic care)를 하지 않고 부분 마취만을 해서 수술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단순 부분 마취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식이 필요치는 않지만, 추가 마취가 필요한 경우를 고려해 금식을 권유하기도 한다. 수술 당일에 퇴원이 가능하고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도 가능하다. 수술부위는 수 시간이 지나야 감각이 돌아오지만, 손의 움직임 자체를 마취시키진 않기 때문에 움직이건 수술 직후부터 가능하다.

하지만 부분 마취의 경우 처음 주사가 들어갈 때 아픈 것을 불쾌해하고 수술장에 들어와서 긴장하면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서 흔히 수면마취라고 불리는 감시하마취관리를 먼저 걸고 부분마취를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

감시하마취관리와 부분마취를 함께하는 경우 손바닥 및 손등의 간단한 골절까지 큰 통증 없이 수술을 끝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복잡한 수술이 필요하거나 손목뼈 이상의 골절을 치유해야 할 때에는 이런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보다 더 근위부에서 마취를 해야 한다.

감시하마취관리가 추가된다면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지만, 수술 전 수 시간의 금식이 필요하고 일상생활 중 운전 같은 집중력을 요하는 행동은 수술 당일 금해야 한다. 수면에서 벗어나면 손의 움직임은 가능하고, 해당 마취 부위의 감각은 감소한 것은 단순 부분마취와 동일하다.

팔마취라고도 불리는 상완신경총마취(BPB : bracial plexus block)는 겨드랑이 혹은 쇄골 위 혹은 아래에서 팔로 들어가는 신경들을 마취하는 방법이다. 손목 혹은 그보다 근위부의 수술을 할 때, 손등뼈를 수술하더라도 복잡하게 수술을 하게 될 때에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상완신경총마취를 하게 될 경우에는 운동신경 및 팔의 위치를 감지하는 고유감각신경(proprioception)까지 마취가 되면서 팔의 움직임 혹은 팔의 존재 자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서 상당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는 평균 8~12시간 안에 회복되면서 자연스럽게 감각이 돌아온다. 수술 전 금식이 필요하고 손의 움직임 자체가 어려우므로 수술 당일에는 해당 손을 쓰기 어렵다. 수술 당일에 퇴원하는 것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수술 자체가 길고 통증이 느껴질 가능성 높은 수술이라 수술 당일은 병원에서 통증을 조절하고 이튿날 퇴원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마취는 팔마취(상완신경총마취)가 어려운 소아의 경우, 혹은 성인이더라도 양쪽 팔을 수술하거나 동측의 골반에서 뼈를 채취하는 불유합 수술의 경우, 기존 상완 신경총 부위의 손상이 있어서 상완 신경총 마취를 할 수 없는 경우 쓰이게 된다.

수술 이후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수술 후 1~2일 내의 폐렴이다. 전신마취의 경우에는 수술 중 자발적 호흡이 있지 않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폐가 일정 부분 펴지지 않는 무기폐(atelectasis)가 발생하고, 이 부분이 빠른 시간 내에 펴지지 않는다면 열이 나면서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는 수술 전 및 수술 후에 적극적인 호흡기 재활을 해야 폐렴을 막을 수 있다. 성인을 기준으로 수술 전 8시간 정도 금식이 필요하며 수술 이후에도 원활한 장 운동이 확인이 되어야 식사를 할 수가 있어서 가장 오랜 기간의 금식 시간이 요구된다. 또한 남자는 전신마취 이후 소변을 보기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대개 전신마취를 하게 되면 해당 문제점이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이튿날 퇴원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이 네 개의 마취방법(부분마취, 수면마취, 팔마취, 전신마취) 중에서 두 개 정도를 골라서 수술을 설명하고, 환자가 원하는 바에 최대한 맞춰서 마취하게 된다. 일례로 수술장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는 의료계 종사자라면 단순 부분마취만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수술장에서 수술 과정을 보고 듣는 것을 경험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감시하마취관리를 부분마취와 함께 권유하기도 한다. 수술 후 빠른 퇴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신마취보다는 다른 마취방법을 권유하고, 수술이 어렵고 길어질 것 같으면 부분마취보다는 팔마취 혹은 전신마취를 권유하고 그 안에서 장단점을 설명드리고 선택하게끔 한다.

상지 수술에 대한 마취는 다양하고 특정 수술에 어떤 마취를 정해서 해야 하는 경우는 비교적 적다. 환자의 요구와 일정을 고려해 최대한 적합한 마취 방법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마취의 부작용을 걱정하여 필요한 수술을 받지 않는 것보다는 다른 마취 방법을 선택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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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호의 손·손목 이야기

[SNU서울병원]
곽상호 원장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전임의 (수부)
양산부산대학교 정형외과 조교수 (수부)
양산부산대학교 정형외과 부교수 (수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대한 정형외과학회 정회원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대한 수부외과학회 정회원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대한 미세수술학회 정회원 (The Korean Society for Microsurgery)
미국 수부외과학회 정회원 (American Society for Surgery of the Hand)

쉴 때조차 쉬지 않고 움직이는 손과 손목.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테니스·골프엘보, 손 퇴행성관절염, 주관증후군 등 손과 손목, 팔꿈치에 생기는 상지 질환에 대한 지식과 치료방법(주사치료, 관절경, 절골술, 신경치료, 회복치료)의 개인적 견해를 여러분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