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주의 척추 건강지키기
몸짱이 되려다가 허리통증이 심해진다?!
명주병원
신명주 병원장
갑자기 찾아오는 허리 통증은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흔히 ‘허리가 삐었다’라고도 하고, ‘인대가 놀랐다’라고도 한다. 이처럼 허리뼈 사이를 이어주는 인대가 손상되거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되면 허리에 통증이 찾아온다.
급성 허리 통증의 70%는 염좌(인대 손상)로 발생하며 예후가 좋아 잘 낫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척추가 보내는 일종의 경고이기 때문이다. 통증이 반복되면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빨리 치료하라는 신호로 여겨야 한다.
급성 허리 통증은 갑자기 물건을 들거나 넘어지는 경우를 비롯해 무거운 짐을 짊어져 척추에 무리를 주는 불안정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해도 신경이 눌리고 근육이 놀라 통증을 부를 수 있다. 쪼그리고 앉아 김치를 담그거나 집 안 대청소를 시작했다가 급성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주부들도 많다. 교통사고나 갑작스러운 낙상처럼 척추에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도 급성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간혹 마사지를 받다가 급성 허리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오랜 시간 엎드린 자세는 등뼈와 허리뼈 사이의 척추관절이 꺾여 근육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 상태로 장시간 마사지를 받으면 부상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안마 삼아 허리를 밟아달라는 행동도 위험천만하다. 척추를 밟는 것 자체가 위험할뿐더러 아이들 몸무게라도 절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 급성 통증은 감기만큼 흔한 허리 병이지만, 늘 조심해야 한다.
멋진 몸매와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때문에 오히려 병을 얻는다면 어떨까? 아이러니하게도 근력 운동을 즐기는 남성들 가운데 상당수가 요통으로 고생한다. 초보자나 숙련자를 막론하고 그렇다.
넓은 어깨, 탄탄한 복근, 탄력 있게 달라붙은 엉덩이를 위해 무리하게 운동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종종 자신의 한계를 넘은 중량을 들며 무리하기도 하는데, 모두 위험한 일이다. 과도한 무게를 반복적으로 들면 근육이 생기기도 전에 허리부터 망가진다. 특히 스트레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력 운동을 시작하면 십중팔구 근육통이나 급성 허리 통증을 부를 수 있다. 매일 하는 운동이라고 해도 스트레칭을 건너뛴 채 무거운 기구를 들면 근육이 놀라거나 다칠 수 있다. 심한 경우 급성 디스크 탈출로 이어지기도 한다.
골프처럼 과격하지 않은 운동도 허리 건강을 위협한다. 골프는 허리를 비틀어 볼을 멀리 날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체중의 8배가 넘는 힘이 허리에 가해진다. 허리에 당연히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쪽 몸이나 허리를 많이 쓰는 일방통행 운동은 허리병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잘못된 스윙 자세나 무리한 연습은 허리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경기를 기권하게 만드는 것, 바로 허리 통증이다.
급성 허리 통증은 예후가 좋아 잘 낫는다. 찜질로 근육을 풀어주고 휴식을 잘 취하면 통증은 대부분 사라진다. 6주 정도 지나면 증상의 80%가량 호전된다. 근육이완제나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으면 효과는 더 빠르다. 꼼짝 못 할 만큼의 극심한 통증도 별다른 치료 없이 며칠 잘 쉬면 회복된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재발이다. 한 번 문제가 생긴 곳은 다시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실제로 환자의 60%~80%가 2년 이내에 재발하고 만성통증으로 발전한다.
급성 허리 통증의 골든타임은 초기 1주일이다. 이 시기에 절대 안정을 취하면 통증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도 이때 해야 근육의 경직을 없애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되고 엉덩이나 다리까지 퍼진다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급성 허리 통증처럼 쉬이 가라앉는 통증이라도 함부로 보아 넘길 게 아니다. 특히 통증이 반복되는 데도 치료하지 않으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압박골절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해도 당분간 물건을 들거나 미는 일, 몸을 뒤틀거나 구부리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본격적인 운동도 근육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 3개월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생활 속에서 급성 허리 통증을 예방하려면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허리에 실리는 무게를 줄이는 것이 포인트다. 허리만 숙이지 말고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댄 상태로 물건을 들어서 천천히 일어난다. 직접 짐을 드는 것보다 바퀴가 달린 카트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운동할 때는 가벼운 중량을 들더라도 항상 바른 자세로 해야 허리도 지키고 더 좋은 근육도 얻을 수 있다. 만성 요통이나 허리디스크 환자라면 골프처럼 허리를 과하게 사용하는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