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눈의 초점이 풀리면 눈앞에 아지랑이나 머리카락 같은 것이 떠다니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안과에서는 ‘비문증’이라고 부른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달라 검은 점이나 벌레의 형태, 혹은 실 같은 게 떠다니기도 해 한켠에서는 알기 쉽게 날파리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비문증의 원인은 다양하나 보통 노화로 인해 눈을 채우고 있는 유리체의 일부가 망막에서 떨어지며 그 부유물들이 눈에 보이는 것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안질환의 증상으로도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병행되지만 사실 비문증은 그 경증만 다를 뿐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증상으로 안질환이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완화되므로 치료가 시행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보이는 비문의 양이 늘어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런 이들의 눈이 번쩍 뜨일 소식이 발표됐다. 최근 대만에서는 파인애플이 비문증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파인애플은 비타민, 미네랄은 물론 단백질 소화 효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아주 옛날부터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많이 쓰이기도 한 과일이다. 

비문증 환자들에게 매일 파인애플 300g을 먹게 했더니 3개월 후 놀랍게도 비문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약 75%에서 비문증 증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는 파인애플에 있는 브로멜라인 성분 때문인데 브로멜라인은 단백질 소화 효소로 파인애플 과즙과 줄기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브로멜라인 성분이 유리체에 부유하고 있는 비문들은 녹여 주어 비문증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이 연구는 파일럿 연구로 파인애플을 먹지 않은 대조군을 두어 비교분석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아 100% 신뢰는 할 수 없다. 또, 브로멜라인 성분이 비문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기초 연구도 부족하다. 하지만 파인애플을 매일 먹는 것이 위험한 행동이 아니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안전한 음식이라는 점에서 비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비문증은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이지만 이 증상들을 동반한다면 가까운 안과에 빠른 시일 내에 가볼 것을 권한다. 갑자기 떠다니는 점이 증가한다거나, 혹은 비문 증상과 더불어 눈앞이 커튼 친 것처럼 시야가 가려 보인다거나, 실제로 빛이 없는데 눈앞이 번쩍거리는 광시증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런 증상이 동반되면 단순한 비문증이 아니라 망막 열공이나 망막 박리, 유리체 출혈 등 다양한 망막 질환의 초기 증상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비문증이라는 증상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을 유발한 원인이 되는 망막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제 돌아가 다시 비문증과 파인애플에 대해 얘기해 보자. 파인애플을 섭취할 때는 아래 사항에 주의해야 한다. 파인애플에 있는 브로멜라인은 항혈소판제 등과 같은 일부 약물과 같이 복용하는 경우에는 출혈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과다 복용 시에 산성이 강해 위장장애를 일으키거나 심한 월경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파인애플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굳이 섭취할 것을 권유하지 않는다. 파인애플과 비문증 호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나오길 기대하며, 비문증으로 인해 생활에 불편함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오늘 식단에 파인애플을 3조각 정도 추가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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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전문의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외래 교수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실로암 안과병원 과장 역임
카이스트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