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공개되어 돌풍 같은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더글로리 파트2. 필자도 공개와 동시에 챙겨볼 정도였고, 각종 패러디는 물론 언급량이 여기저기서 대단한 것을 보니 최근 가장 핫한 이슈가 아닐까 한다. 파트 1에서는 적록색약이라는 질환을 다뤄 그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는데 파트2에서는 녹내장이라는 질환이 다뤄졌다. 최근 인터넷에서 ‘녹내장이라는 질병이 무엇인데 바로 실명에 이를 수 있냐’라는 질문을 보았는데 안과의사로서 녹내장에 대해 또 얘기해보지 않을 수 없다.

녹내장은 전 세계적인 실명 원인 2위에 속하는 질환이다. 1위는 백내장인데, 사실 백내장은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수술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녹내장을 실명원인 1위로 꼽는다. 녹내장은 우리 눈과 뇌를 연결하는 전깃줄 역할을 하는 시신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점차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워 ‘소리 없는 시력도둑’이라고는 명칭이 존재할 정도다.

우리나라 녹내장 유병률은 만 40세 이상에서 4.5%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인 100명을 모아 놓았을 때 이중 4-5명은 녹내장이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는 흔한 질환이란 뜻이다. 다만, 녹내장은 앞서 말했듯 초기 및 중기 까지도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다 병을 키워서 내원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양 쪽이 아니라 한쪽 눈이 먼저 발병하여 진행할 수도 있는데 이때 정상인 눈이 녹내장이 있는 눈의 시야를 커버해주기 때문에 모르고 있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인이 만 40세 이상이고, 한 번도 눈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 한 번쯤은 가까운 안과에 들러 안저검사를 받아볼 것을 강력하게 권하는 바이다.

녹내장의 대표적인 발생 원인은 바로 안압 상승이다. 안압은 눈의 압력이라는 뜻인데 안압이 서서히 상승하면서 시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지면 시신경이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다. 녹내장 정도에 따라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사용하거나 안압을 낮추는 수술을 시행하여 치료할 수 있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이전으로 돌릴 수 없어 녹내장 치료의 목적은 ‘현상유지’에 가깝다. 

녹내장은 앞서 말한 대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일부 예민한 사람들은 녹내장의 초기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야간의 시력 저하이다. 우리 눈에는 낮시력을 담당하는 ‘원뿔 세포’와 밤시력을 담당하는 ‘막대세포’가 있다. 이중 녹내장은 막대세포부터 먼저 손상되기 때문에 아주 예민한 사람은 야간 시력 저하를 느낄 수도 있다. 녹내장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되면 암막 커튼으로 눈을 가린 것처럼 시야의 일부분이 가려 보인다거나, 낮은 문턱이나 간판에 머리를 부딪힐 수도 있고 자동차 운전 시 사이드 미러가 곁눈질로 보이지 않고 고개를 돌려야만 보이는 등의 증상이 느껴질 수 있다. 

녹내장은 어쨌든 자가진단이 참 어려운 병이다. 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면 6개월마다 꾸준히 안저검사를 통해 내 눈 건강을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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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전문의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외래 교수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실로암 안과병원 과장 역임
카이스트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