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과 직결되는 당신의 다리 건강

새로운 혈관 치료법

더으뜸 정형외과

이상준 원장

혈관 안쪽에서 하는 치료, 인터벤션

“그런데, 인터벤션이 뭐예요?” 


내가 인터벤션 영상의학을 전공하고 난 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사실 나도 이 전공을 하기 전까지 그 실체에 대해 뚜렷이 알지 못했으니 남들이 모를 만도 하다. 인터벤션, 영어로 “intervention”이라 기술하는 단어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개입, 조정, 중재”이다. 우리말로 풀어서 중재적 영상의학이라고 얘기하는데, 설명한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쉬이 알 수 없다. 의학용어는 영어도 라틴어도 한국어도 아닌 것이 사람을 늘 헷갈리게 한다. 그중에도 유독 생소한 이 단어는, 영어권 나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국내에서는 “초음파와 엑스레이를 라이브로 보면서 환자에게 시술하는 것”을 통칭한다. 이런 행위(시술)를 하는 의사가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다. 망가진 혈관을 막고, 막힌 혈관을 뚫고, 염증이 생긴 담관이나 담낭, 농양을 배액 해주며, 환자 혈관에 안전하게 주사약을 주입할 경로를 만들어준다.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망가진 림프관을 수선하기도 한다(이렇게 적고 보니 내가 명의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인터벤션을 통해 많은 것들이 가능하다).

이런 의사들이 대학병원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종종 밤중이나 주말에도 시술을 하는 것이다. 주 업무가 환자를 대면진료하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해당 전공을 한 의사 숫자가 전국에 약 330명(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 정회원 인력 현황)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외과(6554명, 2022년 4월, 국가통계포털, 요양병원 종별 전문의 인력 현황), 흉부외과(1154명)보다도 훨씬 적다 보니 환자는 물론 몇몇 의사 선생님들조차도 인터벤션 영상의학과에서 하는 일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사담으로 한 선생님이 다른 의사에게 본인을 소개하던 중 "아니 근데 영상의학과에서도 인터벤션 시술을 외과 선생님만큼 잘하긴 해요?"라는 주객전도가 된 질문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하고 있는 이 업이 얼마나 홍보가 필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암환자, 급성 출혈 환자, 중환자 등 중증도 높은 환자 진료를 보는 종합병원에서는 인터벤션이 빠질 수 없다. 과거에는 출산 후 출혈이 생기면 자궁 수축제 투여 등의 치료를 해보고 출혈이 지속될 경우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까지 시행해야 했지만, 요즘은 자궁동맥을 막아주는 인터벤션을 통해 많은 경우 자궁을 살리고 수술을 피할 수 있다. 수술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밖에도 간암, 대동맥류, 정맥 혈전색전증, 하지 허혈, 위장관 출혈의 혈관 내 치료 등 많은 분야에서 임상 의사들의 의뢰를 받아 시술이 이루어진다.

의원에서도 각종 혈관 시술에 인터벤션이 꼭 필요하다. 골반이나 다리의 정맥류를 막고, 막힌 투석혈관을 다시 뚫고, 장기 요양 환자들의 영양 및 수액공급에 필요한 도관을 넣는다. 전립선 비대증이나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같은 양성 질환이 생겼을 때 전신마취 없이 치료하는 시술에서 근골격계 질환에서 통증을 줄이기 위한 색전술까지 그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 역시 빨대 구멍 크기의 작은 상처 한 개만 남는 접근 방식을 통해 환자 몸에 주는 부담을 가능한 줄이며 하는 치료법이다.

인터벤션을 하는 의사들끼리 하는 농담이 있다. 우리는 배관공이라고. 천장을 뜯고 바닥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벽에 가장 가까운 관에 작은 구멍을 하나 내고 배관 안쪽에서 관을 수선하는 배관공이다. 어떤 친구들은 슈퍼마리오라고 한다. 예전 게임에서 굴뚝으로 들어가 길을 헤매던 그 마리오 말이다. 마리오가 굴뚝 속 던전에서 장애물을 처치하듯 질병이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작은 굴뚝을 하나를 내고 혈관 안쪽에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앞으로 총 11회에 걸쳐 배관공과 함께(혹자는 슈퍼마리오와 함께여도 좋다) 의원에서 고쳐볼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질병에 대해서, 그리고 그 치료에 대해서, 장점과 단점, 치료 전후로 환자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적어볼 것이다. 앞으로의 기고가 환자들의 질병에 대한 이해와 치료 결정, 그리고 치료 이후의 관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란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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