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하는 약물 이야기

약 종류 따라 ‘복용법’ 다양한 이유는?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약물 흡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

‘식전에 드세요’ ‘식후에 드세요’… 왜 이렇게 약물 복용법이 다양할까? 약물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흡수와 용해율
‘흡수(absorption)’란 약물이 투여한 부위에서 순환하는 혈액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말한다. 약물은 피부와 점막, 위장관, 호흡기 등에 존재하는 세포막들을 통과하면서 흡수된다. 흡수가 빠르면 약물 효과도 빨리 나타난다. ‘용해율(solubility)’은 약물이 얼마나 빨리 단순한 형태로 분해되는지, 얼마나 녹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약물은 용해율에 따라 흡수에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약물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흡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먼저, ‘약물의 정제와 용량’이다. 물약이나 시럽 형태의 약물은 알약, 캡슐 형태보다 흡수가 빠르다. 또한, 고용량의 약물이 저용량보다 흡수와 작용 발현 시간이 빠르다. ‘투약 경로’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먹는 약이나 근육 또는 피하로 주사되는 약물은 흡수가 느리다. 반면에 혈류로 바로 들어가는 정맥주사는 흡수가 가장 빠르다. 

특히, 먹는 약의 흡수 부위인 소화기계는 ‘면적이 넓고 혈류가 많은 곳’으로 흡수가 빠르다. 편의성 등 여러 이유로 보통 먹는 약부터 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큰 장벽이 있다. 소화기계는 운동에 따라 흡수가 달라질 수 있다. 약물-약물, 음식-약물을 함께 투여하면 ‘상호작용’으로 위장관 운동이 느려지거나 빨라지면서 흡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진통소염제는 공복에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식후에 복용한다. 하지만, 골다공증 치료제는 음식물이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보통 식사 1시간 전 공복에 복용한다. 

식전 식후 약물 흡수는 ‘pH 환경’에도 영향을 받는다. 위장관 pH 환경으로 약물 이온화 정도가 달라지면서 흡수 형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은 위(stomach)의 산성 환경에서는 비-이온화되면서 흡수될 수 있지만, 소장의 알칼리 환경에서는 이온화돼 흡수가 현저히 감소한다.


약의 ‘지질 용해도’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E, 오메가3 등 지용성 약물이 수용성보다 흡수와 분포가 빠르다. 또한, 약을 먹기 위해 물이 아닌 커피, 주스, 탄산음료와 함께 마시는 것도 흡수에 영향을 미쳐 약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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