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설명하는 약물 이야기

약물은 몸에서 어떤 ‘경로’를 거칠까?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약동학 정의

인체 내로 들어온 약물은 어떤 경로를 거칠까? ‘약동학’이라는 말 자체는 어렵지만, 정의와 과정을 알고 나면 복잡한 약물 기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동학 정의
‘약동학(pharmacokinetics)’은 약물이라는 의미의 ‘pharmaco’, 움직임이라는 의미의 ‘kinetics’의 합성어이다. 약동학은 실제 인체에서 어떻게 약물이 움직이고,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약동학에 대해 알면 약물의 작용과 부작용 설명에 도움이 된다. 

약동학 과정
약물이 표적 세포라는 목적지에 도달,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길고 힘든 여정’을 거치게 된다. 일단 약물은 ‘막’이라는 수많은 장벽을 통과해야만 한다. 먹는 약을 예로 들어보자. 약을 먹으면 먼저, 위장관의 점막과 모세혈관에 존재하는 세포의 세포막을 순서대로 넘어가야 한다. 이후 약물이 혈액 흐름을 따라 목적지(표적 세포)에 도달하면, 다시 모세혈관의 내피세포막과 표적 세포의 세포막 그리고 표적 세포 내 세포기관을 통과해야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약물들은 세포막을 통과하면서 수많은 효소에 의해 여러 생리적 과정을 거치게 된다.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 그리고 간과 이자에서 분비되는 각종 소화 효소들은 약물 분자를 파괴할 수 있는 또 다른 장벽, 방해꾼인 것이다. 약물은 인체가 이물질로 인식할 때 발생하는 면역반응도 피해야 하고 콩팥, 대장 같은 기관들에 의해 체외로 배출되어 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작용들이 ‘약동학 과정’인 흡수(absorption), 분포(distribution), 대사(metabolism), 배설(elimination) 네 가지로 구분된다. 약물의 종류와 경로 그리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흡수’가 달라진다. 또한 장기마다 혈류량 ‘분포’가 달라서 약물의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대사와 배설’은 간, 콩팥, 위장관에서 주로 담당한다. 이런 다양하고 복잡한 인체 내 작용들을 고려해야만 효과적인 약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약동학을 이해하면 왜 약물 선택과 사용이 신중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간과 콩팥 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이거나 많은 약을 먹고 있는 노인 그리고 미숙한 소아는 더욱 그렇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