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있었던 동덕여대 패션디자인 학과의 졸업패션쇼. 40여 명의 전문 모델들 중 단연 눈에 띄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30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런웨이에 선 시니어 모델들이다. 시니어 모델들은 프로 모델 못지않은 자신감으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빛냈다.

올해 76세인 배우 윤여정은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윤여정은 자신을 ‘나이 든 배우’라는 틀에 가둬두지 않는다. 그녀는 여전히 ‘현역 배우’로 치열하게 달음질치는 중이다.

이처럼 요즘 ‘액티브 시니어’들은 현장에서 ‘MZ 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트렌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액티브 시니어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질환이 있으니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일명 ‘꼬부랑 허리병’이라 불리는 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척추와 주변 조직들이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발생한다. 허리가 아프면서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탓에 ‘허리디스크’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지만 허리디스크와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 근육과 관절은 점점 약해진다. 척추는 이를 버티기 위해 주변의 뼈와 인대를 두껍게 만든다. 이렇게 척추관 주변 조직들이 점차 비대해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척추관협착증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이다. 엉덩이와 다리 저림을 동반하기도 한다. 증상이 진행될수록 허리 관절이 퇴화하고 척추 근육이 약해져 보행이 어려워진다. 자연스럽게 활동성이 떨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큰 특징은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면 통증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지는데, 이때 신경에 대한 압박이 조금 완화되어 통증이 누그러진다. 이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늘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고, 이 질환은 ‘꼬부랑할머니병’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증상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세가 호전된다. 그러나 증상이 진행되어 이미 신경이 많이 눌린 상황이라면 수술을 통해 척추관을 넓혀주어야 한다. 과거에는 척추수술을 하기 위해서 4~5cm 정도의 큰 절개를 해야만 했다. 큰 절개 없이는 수술 시야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직의 손상과 출혈이 심했고,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상당했다. 최근에는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통해, 큰 절개와 출혈 없이도 척추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술은 등 쪽에 6mm가량의 구멍 두 개만 뚫어 시행한다. 한쪽에는 내시경을 넣어 수술 부위를 확인하고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삽입하여 통증의 원인을 제거한다. 내시경을 통해 시야를 넓고 선명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척추를 보호하면서도 관절 및 근육의 손상 없이 병변 만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덕분에 수술 후 환자의 회복이 빠르며 재발의 위험성도 없다.

이제 70대 중반까지는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시대이다. 척추관협착증으로 허리가 굽은 채 외부 활동을 줄이는 ‘꼬부랑 노인’은 이제 옛말로 남아야 한다. 예방과 치료로 충분히 가능하다. 꼿꼿한 허리로 인생 2 막을 힘차게 열어보자.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

-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 미국 예일대학교 신경외과 교환교수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미국 윌체 척추연구소 연수
- 세계 인공디스크학회 종신회원
-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보험 자문의사
-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회장
- 대한오존의학협회 부회장

- 속초고등학교 졸업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허리와 다리의 극심한 통증을 몸소 겪었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직접 들려주는 척추 건강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