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자동차와 같다. 노쇠(老衰)한 몸은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에 비교할 수 있다. 낡은 자동차는 처음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또한 이곳저곳 삐걱거리기도 하고 부품이 닳아 수리를 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너무 장시간 운행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도로 중간에서 퍼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우리 몸도 늙어지면 마찬가지이다. 밤새 고정된 자세로 있다가 아침에 일어나 막 움직이려고 할 때 많은 불편감이 발생한다. 또한 뼈, 연골, 인대, 근육 등이 닳아 뚝뚝 소리가 나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나빠진 관절을 장시간 사용하면 물이 차고 염증이 발생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우리 몸은 반드시 이러한 노화 과정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의사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약, 주사, 시술, 수술을 단계적으로 시행하여 병을 치료하고자 노력하지만, 수술 이후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다시 약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수술에 관련된 후유증이나 재발이 뒤따르게 되어 주사, 시술, 수술의 단계를 다시 밟게 될 수 있다. 즉 퇴행된 몸을 완전하게 원래 상태로 돌릴 수 있는 기술은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고장난 몸을 계속 고쳐서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손발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우선 손과 발은 거의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다. 상완부(팔뚝)은 요골과 척골이라는 두 뼈로 이루어져 있고 손목뼈와 연결되어 손목 관절을 이룬다. 그리고 하퇴부(종아리)는 경골과 비골이라는 두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발목뼈와 연결되어 발목 관절을 이룬다. 7개의 손목뼈는 손등뼈와, 7개의 발목뼈는 발등뼈와 연결된다. 손가락뼈와 발가락뼈는 2개 혹은 3개의 뼈가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손가락, 발가락 관절을 이룬다. 모든 관절 부위의 뼈 말단은 얇은 연골로 덮여 있고 활액막으로 싸여 있어 마찰 없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상완부나 하퇴부에서 시작된 근육은 손등, 발등 부위에서 대부분 건(띠)으로 바뀌어 손가락, 발가락뼈의 앞뒤에 붙는다. 이를 통해 손가락과 발가락을 굽히고 펼 수 있으며 운동 시에 관절의 좌우는 강한 인대로 고정되어 안정성을 유지한다.

발목에서는 인대가 중요한데 내측에는 삼각인대가, 외측에는 전거비인대, 종비인대, 후거비인대 가 발목의 안정성을 유지한다. 손목에는 척골과 손목뼈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하는 특이한 구조물이 있는데 이것을 삼각섬유연골복합체라고 한다. 각 손목뼈, 발목뼈들은 강한 인대로 연결되어 움직임이 거의 없으며 손가락과 발가락은 신경, 혈관이 좁은 틈으로 정교하게 주행하고 있고 신건(펴는 띠)과 굴건(굽히는 띠)이 균형을 이루어 미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손발의 운명을 결정하는 원인은 [외상]과 [퇴행],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외상]은 크게 다쳐 손발의 구조물이 망가지거나 연골 자체가 찢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발목을 크게 접질리면 주로 외측 안정성을 유지하는 전거비인대나 종비인대가 파열되며 이로 인해 심각한 발목 불안정성과 통증이 발생한다. 그리고 손목을 짚고 넘어지면서 삼각섬유연골복합체가 찢어지면 손목을 뒤로 제치거나 좌우로 흔들 때 통증이 발생하고 척골과 손목뼈 사이의 완충 작용이 상실된다. 손목, 발목, 손가락, 발가락의 미세한 인대가 파열되면 움직일 때마다 흔들거리면서 반복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잘 낫지 않는다. 이러한 [외상]의 후유증은 필연적으로 연골 손상과 이어지고 이것이 염증 반응이 일으켜 연쇄적으로 주변 연골이 마모되면서 관절이 퇴행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이것이 외상성 관절염이며 코카콜라 캔을 찌그러뜨리면 캔을 다시 펴도 금이 남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또 하나의 원인은 [퇴행]에 의한 것이다. 손발은 무릎, 어깨에 비해 가동 범위가 작고 튼튼하게 인대로 묶여 있어 퇴행에 의한 연골 손상 빈도가 비교적 적다. 하지만 반복적인 사용으로 인해 마모가 일단 발생하면 연골의 단면적이 작고 얇기 때문에 퇴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 특히 발목은 작은 단면적의 연골로 체중을 버텨야 하므로 더욱 그러하다. 손목은 척골과 요골의 길이 차이가 사람마다 달라 퇴행되는 연골 부위에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발가락 관절에 비해 사용 빈도가 월등히 높은 손가락 관절은 반복적인 활동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자주 발생하며 그로 인해 변형이 쉽게 일어날 수 있고 잦은 통증을 야기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수술적 치료를 통한 초기 치료로 발목에서는 파열된 외측 인대에 대해 [관절경하 최소절개 인대 봉합술 및 보강술 – 브로스트롬 수술]을 시행하여 안정성을 유지시킬 수 있다. 또한 손목에서는 찢어진 삼각섬유연골복합체에 대해 [관절경하 최소절개 봉합술]을 시행하여 쿠션 역할을 복원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퇴행이 진행된 중기 치료로 발목에서는 체중 부하를 옮겨주는 [과상부 교정 절골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손목에서는 요골과 척골의 길이 차이를 맞춰 주는 [요,척골 단축 절골술]을 시행하여 퇴행 부위를 변경할 수 있다. 연골 손상이 말기에 이르면 어깨나 무릎처럼 인공관절을 보편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주로 관절을 붙여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관절 유합술]을 사용하며 이 수술을 통해 통증을 완벽히 잡을 수 있다. 발목의 경우 최근 인공관절 치환물의 개발과 수술 술기의 발전으로 인해 [인공 족관절 전치환술]이 늘고 있지만 수술 후 통증이 남을 수 있고 수술 실패 시 골 소실로 인해 [관절 유합술]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아 최선의 치료법으로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손가락 관절의 경우는 정교한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수술을 할수록 기능상의 문제가 발생하기가 쉽다. 그래서 인공 관절이 개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수술적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발가락, 손등, 발등 관절은 말기까지 버티다가 [관절 유합술]을 시행하여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

필자는 손발의 운명 앞에서 2가지만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손발은 외상에 의해 퇴행으로 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발목을 접질리거나, 넘어져 손목을 짚거나, 손가락이 꺾여 뼈나 인대에 손상이 발생하면 퇴행의 후유증이 크고 잘 낫지 않는다. 일단 외상이 발생하였을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인대나 연골의 손상 등이 조기에 치료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평소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여 안정성을 높이고 강도 높은 운동이나 작업 시에는 보호대나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반복적인 활동으로 염증이 발생한 손발의 관절은 빠른 회복이 필요하다. 아침에 관절이 굳고 통증이 발생하거나, 밤에 욱신거린다는 것은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이런 경우 방치하게 되면 비가역적인 변형이 발생하거나 만성 통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염증 발생 초기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냉, 온찜질 등 피로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물리치료가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소염제, 연골보호제 등의 적절한 약이나 연골 주사 등을 병행하여 관절의 수명을 늘려주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기억하자! 많이 쓴 만큼 많이 닳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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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의 운명 / 어깨의 운명 / 허리의 운명 / 손발의 운명

[아산재건정형외과]
조훈식 원장

아산재건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
서울아산병원 슬관절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임상 및 외래교수
연세대학원 정형외과 박사
남기세병원 관절센터 과장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정형외과 과장
바른본병원 관절센터 원장
어울림병원 관절센터 원장
AKAS (Asan Knee Arthroplasty Surgery) 간사
서울특별시 학교안전공제회 보상심사위원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슬관절학회 정회원
대한골절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
북미관절경학회(AANA) 국제회원

북미관절경학회 무릎연골재생 master course 연수

우리 몸에도 각 신체 부위마다 봄,여름, 가을,겨울이 있고 그 변곡점이 있다. 노화의 변곡점을 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 또 각 시기마다 어떤 치료(수술)를 통해 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가? 그 명확한 한계점은 어떤 것인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