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콩팥질환? ‘정수기’ 생각하면 쉬워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비뇨기계질환
‘콩팥(kidney)’은 체내 주요장기 중 하나로 다양하고 복잡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콩팥을 ‘정수기’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콩팥의 구조
콩팥은 왼쪽과 오른쪽 옆구리에 하나씩, 두 개가 존재한다. ‘콩’ 모양에 ‘팥’ 색깔로, 무게는 약 100~130g, 길이는 약 10~12㎝, 두께는 2.5㎝이다. 왼쪽 콩팥이 오른쪽보다 2㎝ 정도 약간 높게 위치한다. 콩팥의 안쪽모서리(medial border)에 약간 들어간 부위가 콩팥 문(renal hilum)이고, 이곳을 통해 요관(ureter), 혈관(renal vessels) 그리고 신경(nerve)이 출입한다.
콩팥단위
콩팥을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콩팥단위(nephron)’가 있다. 콩팥단위는 콩팥의 구조적, 기능적인 여과 단위를 말한다. 양쪽 콩팥에 약 250만 개 정도 존재하고 ‘여과(filtration), 재흡수(reabsorption) 및 분비(secretion)’ 과정을 거치면서 소변이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소변은 콩팥 깔때기를 통해 요관, 방광으로 이동한다.
콩팥단위는 크게 ‘여과 장치’인 콩팥소체(renal corpuscle)와 ‘소변이 다니는 통로’인 콩팥세관(renal tubule)으로 나눌 수 있다. 콩팥소체(필터)는 약 20~40개의 토리(glomerulus)와 토리주머니(glomerular capsule)로 구성된다. 콩팥세관(관)은 길고 꼬불꼬불한 관들이다.
콩팥의 기능
콩팥의 주된 기능은 배설(excretion)이다. 배설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ATP를 만들 때(대사) 생긴 노폐물을 생물체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독소 같은 외래 물질도 없앤다. 특히, 단백질 대사산물인 ‘질소(N)를 포함하는 분자(암모니아, 요소, 요산)’ 그리고 근육 신진대사산물인 ‘크레아티닌’ 같은 노폐물이 주로 콩팥에서 해결된다. 콩팥은 식사와 배설의 균형을 통해 혈액량과 전해질을 조절한다. 수소이온(H⁺) 배설로 pH를 조절하여 항상성도 유지한다. 또한, 호르몬 생산을 통해, 혈압, 적혈구 생성, 혈중 칼슘이온(Ca²⁺) 농도도 조절한다.
정수기처럼 소변이 만들어지는 순서를 생각해보자. 일단 ‘여과’는 콩팥소체(필터)에서 일어난다. “찌꺼기들 일단 버리자!” ‘재흡수’는 콩팥세관(관)의 특정 부위에서 일어난다. “아차! 이건 버릴 수 없어! 다시 담아야지”, 마지막으로 ‘분비’는 콩팥세관(관)의 다른 부위에서 일어난다. “아냐! 이건 필요 없으니 진짜 버릴꺼야!” 정수기 고장의 원인은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보통 콩팥소체(필터)에서 생기는 질환은 ‘면역’, 콩팥세관(관)에서 생기는 질환은 ‘독성물질’이나 ‘감염’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