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자동차와 같다. 노쇠(老衰)한 몸은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에 비교할 수 있다.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는 처음 시동을 걸고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이곳저곳 삐걱거리기도 하고 부품이 많이 닳아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너무 장시간 운행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도로 중간에서 퍼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나이가 들면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움직이려고 할 때 불편감이 발생한다. 또한 뼈나 연골이 많이 닳게 되면 뚝뚝 소리가 나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정도로 나빠진 관절을 장시간 무리해서 사용하게 되면 관절이 붓고 물이 차며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다리를 절뚝이게 된다.

우리 몸은 반드시 이러한 노화 과정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의사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약, 주사, 시술, 수술을 단계적으로 시행하여 병을 치료하고자 노력하지만, 수술 이후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다시 약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수술에 관련된 후유증이나 재발이 뒤따르게 되어 주사, 시술, 수술의 단계를 다시 밟게 될 수 있다. 즉 퇴행한 몸을 완전하게 원래 상태로 돌릴 수 있는 기술은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고장 난 몸을 계속 고쳐서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무릎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먼저 무릎 관절의 구조를 살펴보면 위 뼈(대퇴골)와 아래 뼈(경골)에 얇고 미끈한 연골이 덮여 있다. 두 뼈는 전, 후방 십자인대와 내, 외측 측부 인대로 튼튼하게 연결되어 있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또한 두 연골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고 연골을 보호하는 타이어같이 질긴 구조물이 있는데 내, 외측에 반틈씩 반달 모양으로 받치고 있어 ‘반월상 연골판’이라고 부른다. 인대가 끊어져 무릎이 흔들거리거나 연골판이 찢어져 쿠션 역할을 잃게 되면 연골이 서로 부딪히면서 마찰이 심해지고 닳거나 찢어지면서 무릎의 노화가 진행된다.

무릎의 운명을 결정하는 원인은 [외상]과 [퇴행],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외상]은 크게 다쳐 무릎의 구조물이 망가지거나 연골 자체가 찢어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손상된 부분을 통해 염증이 발생하면 다른 부분까지 연쇄적으로 마모되면서 무릎이 퇴행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비가역적으로 외상성 관절염이 발생한다. 이는 코카콜라 캔을 찌그러뜨리면 캔을 다시 펴도 금이 남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또 하나의 원인은 [퇴행]에 의한 것이다. 이는 무릎의 특정 부분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발생한다. 반복적으로 앉았다 일어나거나 장시간 쪼그리고 앉아 일하는 50~60대의 여성 환자가 무릎 뒤에서 갑자기 당기는 증상과 함께 다리를 심하게 절며 내원하는데 허리 문제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MRI를 찍어보면 뼈 뒤쪽에 고정된 ‘내측 반월상 연골판 부착부’가 파열된 소견이 빈번하다. 이러한 경우 무릎의 운명에 변곡점이 생기면서 급속도로 수명이 닳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부착부 파열로 인해 연골판이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의 대부분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어떤 사람은 평생 무릎이 건강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이른 나이에 인공관절을 해야 할 정도로 무릎이 나빠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무릎의 운명은 연골 상태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나눌 수 있다. 각 단계마다 무릎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여러 가지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관절경을 통해 손상된 인대를 재건하거나 찢어진 연골판을 절제, 봉합하거나 파열된 연골을 재생하는 수술을 한다. 이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도 빠르다. 중기는 안쪽 또는 바깥쪽의 타이어가 펑크난 경우에 비유할 수 있는데, 괜찮은 타이어 쪽으로 체중을 옮기는 ‘절골술(折骨術)’을 시행하거나 펑크난 바퀴만 새것으로 바꾸는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을 시행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기에 이르면 ‘인공관절 전치환술’ 혹은 그것마저도 고장 나면 ‘인공관절 재치환술’을 시행하게 된다.

정리해보면 무릎의 운명은 [외상]이나 [퇴행]의 원인으로 인해 연골을 보호하는 구조물이 기능을 상실하여 연골 손상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하면서 비가역적인 퇴행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퇴행의 초/중/말기에는 다양한 수술적 치료로 운명을 거스를 수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이 상황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필자는 무릎의 운명 앞에서 3가지만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되 다치면 안 된다.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관절에 걸리는 체중 부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무릎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이다. 하지만 본인이 가지고 있는 근육에 비해 지나친 운동을 하거나 특히 외상을 당하게 되면 그때부터 무릎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게 됨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둘째, 연골판을 보호하자. 무릎 연골 보호 기능의 키스톤인 연골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쪼그려 앉거나 계단을 내려가거나 갑자기 방향을 회전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무릎 뒤가 갑자기 당기는 증상이 발생하면 MRI를 통해 ‘반월상 연골판 부착부 파열’을 정확히 진단받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 무릎 수명의 변곡점이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의사들이 SAVE THE MENISCUS! (연골판을 살리자!)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는 관절경을 통한 연골판 절제 수술이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는 요즘, 환자들의 무릎을 지키기 위해 의사들이 자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연골판은 누구나 노화의 과정 속에서 100% 퇴행의 수순을 밟게 되어 심하게 닳거나 찢어질 수 있다. 수술 시간이 짧고 간단하며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이유로 관절경을 통해 이러한 연골판을 절제하게 된다. 그러면 당장은 증상이 좋아질 수 있겠지만 연골 보호 기능이 떨어지고 수술 부위에 유착이 발생하며 관절막 전체에 섬유화가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하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보고된다. 이러한 견지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다. 셋째, SAVE THE MENISCUS! 무릎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하자!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릎의 운명 / 어깨의 운명 / 허리의 운명 / 손발의 운명

[아산재건정형외과]
조훈식 원장

아산재건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
서울아산병원 슬관절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임상 및 외래교수
연세대학원 정형외과 박사
남기세병원 관절센터 과장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정형외과 과장
바른본병원 관절센터 원장
어울림병원 관절센터 원장
AKAS (Asan Knee Arthroplasty Surgery) 간사
서울특별시 학교안전공제회 보상심사위원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슬관절학회 정회원
대한골절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
북미관절경학회(AANA) 국제회원

북미관절경학회 무릎연골재생 master course 연수

우리 몸에도 각 신체 부위마다 봄,여름, 가을,겨울이 있고 그 변곡점이 있다. 노화의 변곡점을 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 또 각 시기마다 어떤 치료(수술)를 통해 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가? 그 명확한 한계점은 어떤 것인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본다.